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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에 가고 싶다
함안에 가고 싶다
  • 경남매일
  • 승인 2010.11.2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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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물을 통해 고대사를 이해하고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 여행이 필요하다면 도항ㆍ말산리 고분군이 제격.
■ 명소 첫번째 - 도항ㆍ말산리 고분군

 

사라진 역사와 인생 의미 깨닫는 여유

시가지 낀 야산에 밀집된 고분군 장관
`아라가야의 슬픔` 함안박물관서 구경

 겨울이 다가오는 계절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을 시기인데 역사적 의미가 깊은 곳을 찾는 것도 의미를 더해준다. 함안에 바로 그런 특별한 공간이 있다.
 함안IC에서 내려 남쪽으로 가야읍 시가지를 들어서면 남북으로 낮은 구릉이 이어진 말이산이 보인다. 40기에 가까운 아라가야 시대의 대형 왕릉이 줄이어 있는 곳으로 바로 도항ㆍ말산리 고분군이다.
 아직도 남아있는 낙엽이 소나무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언덕배기를 오르면 잘 깎여진 잔디가 구릉을 따라 넓게 펼쳐진 곳곳에 우뚝 우뚝 솟아있는 왕릉이 반갑게 맞아준다.
 말이산을 예전에는 두산이라고 불렀는데 두산은 두산(頭山) 또는 수산(首山)의 의미로 불렀다고 한다. 머리(頭:首)의 옛말이 마리인데 마리산을 한자로 바꾸는 과정에서 말이산으로 쓰인 것이라고 한다. 아라가야의 왕릉이 모셔져 있는 관계로 머리산으로 높여 불렀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다.
 말이산을 오르면 먼저 왕릉의 크기에 놀란다. 지름 40m, 높이 10m의 초대형분인 4호분은 쳐다보기에도 벅차다. 다음으로 놀라는 것은 그 개수이다. 2km의 구릉과 갈라진 능선을 따라 있는 37기의 대형왕릉 외에 조사가 이루어진 것이 50기가 넘으며 땅속에 묻혀 있는 것은 무려 1천여 기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서남북 사방에서 탐방로가 잘 닦여 있어 원하는 방향으로 둘러볼 수 있으며 철길 옆 도로에서 고분군의 능선을 따라갔다가 도로를 타고 함안박물관을 거쳐 나오면 1시간 30분가량 걸린다.
 가야읍 시가지를 전부 조망할 수 있으며 낙남정맥의 최고봉인 여항산과 6ㆍ25전쟁 최대의 격전지인 서북산이 보인다. 깎아서 다듬은 나무에다 글을 새겨 놓은 목간이 우리나라 전체의 절반이 넘는 277개가 출토된 성산산성도 남쪽에 뻗어있고 같은 아라가야 시대에 축조된 남문외 고분군이 서쪽에 자리하고 있다.
 고분군이 의미를 더하는 것은 역사성 때문이다. 6세기까지 축조된 고분군은 단일 규모로 전국 최대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경주가 통일신라시대의 고분이 많은 점에 비추어 가야시대 당시 우리나라 최대의 고분군이다.
 도항ㆍ말산리 고분군 외에도 남문외 고분군이 존재하고 있으며 마갑총에서 국내 최초로 발굴되어 아라가야 철기 문명의 우수성을 알린 말의 갑옷이나 불꽃무늬 토기, 수레바퀴 토기 등으로 대변되는 아라가야 토기를 생산했던 대규모 토기생산유적인 우거도요지 등이 아라가야의 독보적인 문화를 대변하고 있다.
 일본 학계에서는 오랫동안 4세기에 왜에서 군사를 내어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해 왔는데 이 임나가 바로 함안으로서 아라가야이다. 지난해 일본학계에서는 임나일본부설을 공식 폐기했는데 앞으로 아라가야에 대해 어떻게 정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런 역사적 의미를 몰라도 말이산은 그 자체로 산책하기 좋은 코스이다. 고분군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진 산책길과 공원을 걸으면 세상사 시름이 걷히듯 평온을 느낄 수 있다.
 함안박물관은 거대한 도항ㆍ말산리 고분군을 남긴 아라가야의 실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고분군 자락에 있으므로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체계적으로 잘 정비된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데다 최근 가야사가 새로이 조명 받으면서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2003년 10월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문을 연 함안박물관은 도항ㆍ말산리 고분군을 비롯해 함안에서 출토되거나 기증한 1천800여 점이 넘는 다양한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중에서 시기적으로 대표성이 있고 보존상태가 좋은 18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주된 전시품목은 철기와 토기이다. 마갑총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완전한 형태가 출토된 말의 갑옷은 아라가야의 우수한 철기제작 기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유물로 5세기 기마무사의 말을 탄 모습을 재현해 그 위용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그 외에도 환두대도와 갑옷, 투구를 비롯한 다양한 철기 부장품을 구경할 수 있다.
 토기는 아라가야의 문화가 전파된 표본으로 삼는 불꽃무늬 토기와 수레바퀴 토기, 등잔모양 토기 등 다양한 형태의 수많은 토기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목간의 보고인 성산산성에서 출토된 목간도 다수가 전시돼 있다.
 감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얻는 여행. 유물을 통해 고대사를 이해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깨닫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함안박물관과 도항ㆍ말산리 고분군이 제격이다.

▲ 가족끼리 여가를 즐기며 거닐기에 좋은 입곡군립공원.
■ 명소 두번째 - 입곡군립공원

 

함께하는 편안한 자연 속 휴식

 입곡군립공원은 입곡저수지를 둘러싸고 여가공간이 잘 짜여져 있는 곳이다.
 산인면 입곡리 1193번지 일원의 공설운동장은 산인면사무소의 허가를 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낚시터로 유명한 저수지를 빙 돌아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다.
 저수지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는 그 자체로도 명물이며 눈 오는 날 설경은 저수지의 얼음과 함께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애수에 젖게 한다.
 여름이면 공설운동장의 인공폭포도 운치를 더해준다.
 삼림욕장도 잘 마련돼 있다. 저수지 상류의 다리를 건너 널찍하게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책로를 따라 가면 중간 중간 삼림욕장으로 오르는 코스가 마련돼 있다. 다양한 수목이 조성된 산길을 낙엽을 밟으며 1시간 30여분을 걷다보면 피로가 가시고 가족과의 유대도 쌓을 수 있다.
 공설운동장 안쪽 골짜기 6만 250㎡의 면적에 추가로 조성한 입곡문화공원도 가족끼리 여가를 즐기며 거닐기에 좋은 곳이다.
 원추리, 상사화, 쑥부쟁이, 꽃창포, 수선화 등 아름다운 우리 꽃이 화려함과 은은하게 피어나는 꽃밭과 낙엽교목과 상록교목이 터널을 이루는 가로수 길, 평소 보기 어려운 식물을 식재한 유리온실 등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  자연 속을 거닐며 휴식을 하는 동시에 건강도 챙기는 `그린웨이` 둑방길.
■ 명소 세번째 - 둑방길

 

낭만과 추억이 넘나드는 흙길의 참맛

 

자연을 느끼며 휴식과 건강챙기는 곳
코스모스 스러진 길녘 평화로움이 …

 

 법수면 주물리 79번지. 악양제방과 맞닿은 법수공원의 끝자락이다. 거기에 서면 굽이쳐 흐르는 남강과 갯버들, 들풀과 야생화, 철새의 보금자리인 드넓은 둔치, 비닐하우스로 뒤덮인 들판까지 생태가 살아있는 자연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국에서 가장 긴 338km의 둑을 보유한 함안군이 자랑하는 둑방길이 바로 거기서 시작된다. 자연 속을 거닐며 휴식을 하는 동시에 건강도 챙기는 그린웨이(Green-way)의 시작점인 것이다.
 둑 옆이나 둑 아래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둑길을 걸어가면 둑을 따라 줄 지어 우뚝 선 솟대가 인사를 건넨다. 봄에 만발했던 꽃양귀비와 안개꽃, 금영화, 수레국화나 가을에 색색으로 마음을 물들이던 코스모스는 어느덧 자취를 감추고 서리 맞은 꽃대만 남아있지만 그래도 둑은 항상 그렇듯이 평화롭기만 하다.
 멀게만 느껴지던 풍차가 성큼 다가오고 원두막에 앉아 들판을 바라보면 가을걷이가 끝난 논에 하얗게 늘어선 비닐하우스가 햇살에 눈을 부시게 한다. 여유로이 흐는 남강은 하얀 배꼽을 내놓은 채 마지막 남은 가을햇살의 따사로움을 즐기고 있다.
 다시 길을 재촉하면 산 중턱에 악양루가 보인다. 촉석루, 영남루와 함께 영남의 3대 누각의 하나인 악양루는 처녀뱃사공이 젓는 나룻배까지도 무심히 흘러 보내고 해질 무렵 남강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에도 말없이 앉아있다.
 악양루 아래 함안천이 남강과 만나는 지점에서 둑을 내려와 둔치로 가보자. 비탈진 둑을 내려서면 올해 봄에 에코싱싱 마라투어를 개최했던 널찍한 잔디밭이 나오고 잔디밭 아래 연못 사이로 강으로 향하는 길이 나있다. 서리 맞은 풀잎이 사그라지면 겨우내 하얀 남강의 모래톱이 자연의 물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준다.
 모래사장에서 나와 마라톤코스를 따라 넓게 다져놓은 길을 걸으면 남강을 따라 갯버들과 억새가 마지막 인사를 한다. 곳곳에 갈아놓은 밭은 유채를 심어놓은 곳이고 출발지의 절반을 되돌아 간 곳의 잔디밭은 경비행기가 뜨거나 내려앉는 곳이다. 둑 아래 세워놓은 경비행기도 볼 수 있다.
 봄이 되면 수없는 꽃과 나비의 향연이 펼쳐지고 고라니와 꿩이 뛰노는 둔치. 그러나 지금은 세월의 무상함을 일깨워주는 그곳을 여유로이 걸어 나오면 1시간 30분의 간단한 둑방길 그린웨이 체험이 끝나게 된다.

 

● 지역 자랑

▲ 함안군 문화관광과 홍보계장 조정래
 

역사의 깊이 엿보는 함안 여행

 

 함안에는 가볼만한 곳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는 여행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하는 소리다. 여행의 참맛은 발견에 있다.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광경은 쳐다보는 사람의 눈을 뜨이게 한다. 이미 가본 곳과 유사한 단출한 공간이지만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여행의 재미는 자신의 발견에 있다. 자신에게 희망을 부여하고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곳이면 그 장소가 어딘들 어떠랴!
 강가를 따라 낙동강의 유유함을 배우는 광심정도 좋고, 여름이면 강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함안의 제일 절경인 반구정, 남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곳에 선 합강정, 석양이 일품인 악양루에다 용이 누운 자태를 자랑하는 와룡정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낙화놀이가 유명한 무진정이나 조선시대 연못의 정수를 보여주는 무기연당은 땅 위의 정자로 이름 높다.
 선비의 절개나 호쾌한 기상을 보고 싶다면 생육신을 모신 서산서원이나 이방실 장군을 모신 남강서원, 단서죽백의 교지가 내린 도천재, 주세붕 선생이 지내셨던 무산사와 선생을 봉향하는 덕연서원, 안관 선생의 절의가 배인 신암서원, 세 번 정승을 지낸 윤환 선생을 모신 홍포서원이나 이오 선생이 지낸 고려동을 찾으면 된다.
 불교문화를 감상하고 싶다면 AD801년에 바위에 새긴 마애불이나 고려시대 불상인 대산리석불, 전통사찰인 장춘사와 원효암을 둘러볼 수 있다.
 숭고한 사랑을 알고 싶다면 사랑의 원자탄의 주인공 산돌 손양원 목사 생가가 있고 재벌의 기를 느끼고 싶다면 효성 조홍제 창업주의 생가도 있다.
 그러니 어디선들 자신을 둘러보지 않으랴! 의미 있는 여행을 원한다면, 역사의 깊이와 다양한 인물의 면면을 찾고자 한다면 함안을 어찌 방문하지 않으랴!

 

 ● 우리지역 맛집

소고기 국밥의 전통 이어가는 곳

 

▷ 함안면 국밥촌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함안면 국밥촌은 70년 전 가야읍 시장의 대중식당에서 시작된 소고기국밥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곳. 대중식당과 며느리가 운영하던 덕선식당까지 문을 닫은 이후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옛 함안면 시장터인 북촌리 954-1번지 일대에 조성돼 있으며 대중식당의 여동생이 문을 연 대구식당이 번창하면서 두 곳이 더 문을 열어 현재 세 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찾아오는 길: 함안면 북촌리 함안면탁노소 옆
 △전화번호: 대구식당 583-4026, 한성식당 584-3503, 시장국밥 583-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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