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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교통 수단ㆍ식탁’이 살길
‘저탄소 교통 수단ㆍ식탁’이 살길
  • 경남매일
  • 승인 2010.11.1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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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화
농촌진흥청 토양비료관리과

 요즘 들어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말을 각종 방송매체와 세미나 등의 모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선뜻 그 말이 우리 가슴을 울리는 것은 아니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우리는 저칼로리에 솔깃할 뿐 저탄소라는 말은 나와 관계없는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로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크기와 화학조성이 지구와 매우 비슷해 자매행성으로 불리는 금성의 역사를 살펴보면 조금 가슴에 다가 올지도 모른다.

 금성의 대기 주성분은 이산화탄소이고 표면에서의 대기압은 92기압에 이르는 매우 짙은 농도이다. 표면온도는 약 400℃로 태양과 가장 가까운 수성의 표면온도보다 더 높다.

 사실 금성의 두꺼운 이산화탄소 층 위에 이산화황과 황산, 수증기로 형성된 두꺼운 구름층이 있어 지구보다 태양에 가까이 있지만 금성의 표면에는 태양 빛이 드리우는 일도, 태양 빛에 의해 가열되는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면 왜 이렇게 금성의 표면온도가 높을까?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온실효과 때문이다. 농밀한 이산화탄소로 구성된 대기는 금성 표면의 온도를 수성보다도 높게 올려놓았다.

 지구의 원시대기 또한 질소와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었다고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지구의 대기의 주 성분은 질소와 산소이다.

 어떻게 이렇게 바뀌게 되었을까? 지구와 금성이 다른 점에서 먼저 찾아보자.

 화학구성 성분은 유사하나 지구는 바다가 있으나 금성은 바다가 없다. 바다와 남조류 등의 광합성 생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대기로 내어 놓았다.

 대기 중 산소가 풍부해지면서 오존층이 형성되고 육지생물이 번성하면서 이산화탄소의 흡수는 더욱 가속화된다. 고생대 초기에 7천ppmv에 육박했던 이산화탄소농도는 석탄기에 1천ppmv이하로 떨어졌다.

 중생대 초기에 다시 높아졌다가 약 2억년간 점차적으로 생물 및 토양유기물 및 이탄 형성 등으로 탄소가 고정되어 대기 중 이산화탄소농도가 약 300ppmv까지 감소했다.

 이처럼 지구의 역사는 탄소를 바다와 생물, 토양 내로 고정시켜온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대기 중의 고농도의 탄소는 기온상승 등의 생명에 불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으나 생물권내에서 탄소는 생물의 골격이자 생태계 순환의 중심이다.

 탄소원자의 다양한 결합력은 에너지 저장에 유용하며 생명체 구성 분자의 크기와 모양을 다양하게 하여 생명이 유지되게 한다.

 다시 말해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생명의 번성과 순환과정에 따라 감소됐고 인류가 활동하는 현세에는 적정하게 유지돼 왔다 볼 수 있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100여 년 동안 지구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 화석연료의 연소와 생태계 파괴 등의 인간활동에 의한 것이다.

 사실 현대화된 우리의 일상 곳곳, 주거, 전기, 교통, 통신, 먹거리 등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간접적으로 생태계 파괴를 조장하기도 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증가함으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상황은 표면온도 400℃의 금성으로 엿볼 수 있다.

 물론 지구는 거대한 바다가 완충역할을 하고 있고 생물과 토양의 탄소고정량 또한 크다. 그러나 최근 기온상승과 빈번한 이상기후는 탄소배출이 높은 인간 활동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저탄소는 이제 저칼로리 음식만큼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와야 할 말이다. 화석연료는 유한하며 한번 파괴된 생태계를 돌이키기는 힘들다.

 오늘 가을햇살이 노랗게 빨갛게 물든 나뭇잎에 비칠 때 받는 감동이 사실은 수십 억 년에 걸쳐 수많은 생명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임을 깨우쳐 본다면 ‘저탄소’를 위해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고기반찬보다는 나물반찬을 하나 더 식탁에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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