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07:25 (금)
별무장물(別無長物)
별무장물(別無長物)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11.01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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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을 지나치게 밝히는 사람을 낮잡아 돈벌레라 한다.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특히 정치인들은 돈의 쓰임새가 많아 손대면 안 될 돈 때문에 의원직을 내 놓는 경우가 많다. 최철국 의원(경남 김해 을)이 소방 설비를 납품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의원의 보좌관은 이미 구속됐다. 또한 현직 국회의원 33명이 청원경찰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관련 단체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검찰에 소환될 처지다.

 동진(東晉) 시대에 왕공(王恭)은 청렴하기로 소문이 나 많은 사람들이 “왕공은 큰일을 해낼 인물이다”며 칭찬했다. 그가 아버지를 따라 회계(會稽:저장 성)에서 수도 건강(建康:지금 난징)으로 이사를 갔다. 어느 날 친척인 왕침(王枕)이 찾아와 대자리 위에서 환담을 나누는데, 그 대자리가 마음에 들어 달라고 했다. 왕공은 선뜻 하나뿐인 그 대자리를 왕침에게 주었다. 왕공은 그 이후 풀로 엮은 자리에서 생활을 했다. 왕침은 그 소식을 듣고 왕침을 찾아가 대자리를 도로 주겠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왕공은 “나에게는 별무장물(따로 別, 없을 無, 남을 長, 물건 物)입니다” 즉, “필요 이상으로 가지질 않는다”는 뜻이다. 장물은 여분의 물건을 말한다.

 국회의원직에는 늘 돈의 유혹이 따르게 마련인데, 누가 아무리 돈을 건네도 “별무장물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더 가지려하다가 잠 못 드는 밤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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