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20:26 (화)
양두구육(羊頭狗肉)
양두구육(羊頭狗肉)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10.22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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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은 훌륭해 보이는 데 속은 그렇지 못한 것을 두고 양두구육(양 羊, 머리 頭, 개 狗, 고기肉)이라 한다. 양 머리를 걸어놓고 엉뚱한 개고기를 판다는 말이다. 정치가들이 소를 잡아먹든, 밖에 양 머리를 걸어놓든 표리부동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김두관 경남지사가 지난 18일 인사를 앞두고 공무원들이 학연ㆍ지연을 따라 모임을 가지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가 공개 경고를 날린 이틀 후, 경남 서울사무소장 채용과 관련해 특혜 논란이 일어났다. 면접에 1시간 30분이나 늦은 사람이 합격이 돼 같이 면접을 봤던 사람이 민원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어 선거운동 기간 김 지사를 도운 측근들을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춘추시대, 제나라 영공(靈公)은 궁중의 여인을 남장(男裝) 시켜놓고 즐기는 별난 취미가 있었다. 백성들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남장 여인이 늘어났다. 그러자 영공은 남장을 금하는 명령을 내렸지만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 까닭은 궁중의 여인들에게는 남장을 허용하면서 궁 밖의 여인들에게만 금령(禁令)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이를 빗대 ‘밖에는 양 머리를 걸어놓고 안에서는 개고기를 판다(羊頭狗肉)’고 일렀다.

 김 지사가 앞에서는 인사를 공정히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뒤에서는 측근들을 기용하는 ‘양두구육판’을 좋아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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