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0:29 (수)
이름이 같아 슬픈 중견기업들
이름이 같아 슬픈 중견기업들
  • 허균 기자
  • 승인 2010.10.20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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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법 상속, 비자금 조성, 불법 로비 등 태광그룹과 관련한 각종 의혹이 터져나고 있다.
 편법 상속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태광그룹 비리는 전국을 강타할 추세다.
 재밌는 것은 태광과 이름이 같은 업체들이 겪는 고충이다. 수년 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까지 몰가가게했던 태광실업이 이번 태광그룹 검찰수사로 이미지 손실이라는 피해를 입고 있다.
 김해에 본사를 둔 태광실업의 검찰수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검으로 일단락됐지만 때 아닌 태광그룹의 검찰조사로 다시 지역민들로부터 오해를 사고 있다.
 태광실업을 차치해 놓고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곳은 제조업체 태광. 태광실업은 비상장사로 이미지 실추외엔 타격이 없지만 코스닥 상장사인 관이음새 제조업체 태광은 태광그룹과 관련한 검찰조사로 주가하락이라는 실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체 태광이 주가하락으로 피해를 입고 있지만 태광그룹 관련주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니 참 아이러닉하다.
 코스닥에 따르면 태광그룹의 핵심인 태광산업 주가는 이번주 들어 1.89% 올랐다. 태광그룹 내 두 번째 큰 상장사 대한화섬은 이번주 들어 11.87% 폭등했다. 불법 로비의 결과물로 알려진 방송 부문의 큐릭스는 5.7% 오르며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한빛방송도 약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문가들은 태광그룹 계열 상장사들의 주가 상승에 대해 각종 견해를 쏟아낸다.
 전문가들은 여러가지시각으로 태광그룹과 관련된 상장사들의 주가 상승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사태 결말에 대한 예측이 쉽지 않아 지나치게 미래를 낙관한다는 것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져 보이기도 한다.
 10수년 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우리나라를 IMF외환위기로 몰고갔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던 정태수 회장의 한보그룹 검찰수사시절 이야기다.
 한보그룹이 검찰의 심판을 받고 있을 당시 진주에 한보건설이라는 지역건설업체가 있었다.
 당시 한보건설의 직원들은 지인들로부터 “한보건설이 서울의 한보그룹과 같은 계열이냐. 걱정이 많겠다” 등의 우려섞인 말을 들어야 했다. 물론 한보건설과 한보그룹은 이름만 같을뿐 아무런 상관이 없었기에 한보 스토리는 술자리에서나 회자됐던 우스개소리였다.
 하지만 한보건설의 운명도 그기까지였다. 지역업체인 한보건설도 한보그룹이 쇠퇴의 길로 들어서자 IMF라는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은채 부도라는 수순을 밟기 시작했으니 이 또한 참 아이러니하다.
 경남지역에 태광이라는 이름을 내 걸고 사업을 하는 업체는 크고 작은기업을 합쳐 어림잡아 300여 곳이 넘는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이름이 같아 태광그룹 때문에 피해를 입는 지역업체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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