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4:25 (금)
김 지사님, 이 소리는 들립니까
김 지사님, 이 소리는 들립니까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0.10.20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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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알리기 정치행보 자제를
강사업 정부와 대립각 잡음 많아
도민과 `신뢰 틈` 벌어지면 안돼

 "이 소리도 아닙니다. 저 소리도 아닙니다"는 오래전 어느 제약회사의 유명한 광고카피다. 그렇다면 경남도정의 소리는 어떨까. 경남은 강 사업을 반대하는 진원지마냥 정부와 대립각인 채 연일 시끄럽다.

 그 와중에 김두관 경남지사를 두고 "물 두관"이란 소리도 들린다. 급기야 경남도 공무원노동조합은 취임 100일 맞아 김두관 경남지사를 향해 "얼굴 알리기식 정치행보를 자제하고 도백으로서 도정을 챙기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라"고 촉구했다.

 이는 컨트롤타워인 비서실을 겨냥,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도지사실의 미숙한 운영 탓일까. 제때 결재를 받지 못하는 일까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은 도정을 간과한데서 비롯됐다.

 또 누구에게 먼저 결재를 받아야 하는지도 헷갈린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는 직위 및 업무분장이 근본인 행정의 축이 뒤틀렸다는 소리다.

 이를 두고 4인방 스토리가 나돈다. 김두관 지사를 보좌하는 측근들이 스스로 한번쯤 되돌아 봐야 할 일이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이장, 군수, 장관을 지낸 후 야인생활의 마침표를 찍고 경남도정의 수장이 됐다.

 전국 16곳인 광역단체장 중 한 곳인 경남지사직을 꿰찼지만 한국지방정치사의 한 획을 그은 혁명적 사안이란 평도 받는다. 그것은 한나라당의 안방을 차지한 때문이다. 물론 야권단일화도 한몫했을 것이다.

 결과론적이지만 한나라당을 지지한 경남도민의 다수가 등을 돌려 그 자리를 꿰찼다는 사실이다.
 한나라당 텃밭에서 진보성향의 김 지사가 반사적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지방자치제 실시 후 경남도내 곳곳에서 불거진 한나라당 공천과정의 파열음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그래서 혹자는 한나라당이 경남지사직을 선물(?)했다는 평도 한다.
 1995년 6월 27일 지자체 장 선거를 실시한 후 경남은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단체장, 광역, 기초의원 모두가 곧 당선이란 등식이 성립될 정도였다. 시쳇말로 부지깽이를 거꾸로 꼽아도 당선된다는 곳이 경남이었다.

 하지만 긴 세월동안 매끄럽지 못한 공천과정에서 빚어진 반목과 질시, 특권적 사고에서 비롯된 안이함이 화를 불렀다. 설마, 그래도 했지만 2010년도 지방선거는 민심이 정치지형의 큰 변혁을 몰고 왔다.

 물론 야권연대가 기폭제란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한번 바꿔보자는 민심의 반향이 김 지사를 택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지방선거를 두고 야권의 승리라고 부르기에 앞서 민심이 스스로 오만과 독주로 치달음을 견제하고 균형을 잡으려는 제어장치 역할을 맡은 것이다.
 따라서 김 지사의 뜻은 알바 없으나 경남도민들은 정치인에 앞서 행정가 김두관을 원한 것이다.
 또 정치적 동반자일지는 모르겠으나 특정인 또는 특정세력에만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주문이다. 측근놀음에 빠질 경우 리더(김두관 지사)는 인재(도청직원)를 아끼고 구하는데도 (직원이)선뜻 찾아오지 않는다.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앞에서 굽실될지언정 등을 돌린다는 것이다. 한비자는 이를 개가 사나우면 손님이 끊긴다는 맹구지환(猛狗之患)에 빗댔다.

 측근들이 자신의 지위를 보존하기 위해 으르렁 거리는 곳에 대붕(大鵬)이 날아들 리가 만무하다는 것이다. 미래는 현 직책의 성과물이 담보가 된다.

 따라서 측근들이 리더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면 이는 조직에 큰 불행이고 견제와 감시가 없는 권력은 부패할 수밖에 없다.

 벌써 정무부지사, 비서실장은 하마평과 함께 차기는 누구란 소리도 들린다. 4년 붙박이 계약직인 특보를 두고는 또 다른 소리도 들린다. 겨우 100일이 지났을 뿐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그래서 한번쯤은 가까이에 있는 주변 사람들을 심각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경남지사는 경남의 심벌 이상이다. 그래서 경남도정이 어떠한지를 알고자 할 때는 지사를 쳐다본다.
 그런데 경남도의 경우 불행하게도 아직이러한 미션에 성공한 경남지사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측근놀음, 대권놀음이 함께한 정치적 행보에 치우친 결과물이다. 또 영원한 승리자인 듯 착각이 패착이었다.

 김두관 지사의 경우도 도청직원, 경남도민과의 사이에 신뢰의 갭이 생긴다면 진실의 목소리를 듣기 어렵고 전철을 되풀이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한번 승리가 영원히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그 조직과 함께 호흡하면서 경남도정이란 텃밭을 제대로 일궤내야만 진정한 승리자로 기억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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