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2:23 (금)
자살 급증 이대로 둘 것인가
자살 급증 이대로 둘 것인가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0.10.10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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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칼럼 취재본부장

10년 새 50% 늘어 OECD 중 유일
행복전도사 죽음 베르테르 효과 우려
사회 곳곳 `자살폭탄` 제거 함께 힘써야

 남편은 저 때문에 동반여행을 떠납니다. `행복전도사` 최윤희씨 부부의 자살소식은 또 한 번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었다. 우리사회에선 `행복전도사` `조차 행복할 수 없나`는 등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긍정의 힘`을 전하던 그였기에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도 우려된다.

 통계개발원의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자살에 의한 연간 사망자 수는 1만2천858명이다. 하루 평균 35명, 40분마다 한 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한국사회의 자살문제가 워싱턴 포스트(WP)에 게제 될 정도로 세계의 이목을 받는다면 분명 특단의 대책이 강구돼야 할 사안이다. 미국 여행길에 뒤적인 워싱턴 포스트(WP)에 노무현 전 대통령, 탤런트 최진실 등 스스로 목숨을 끊어 한국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던 인물 4명의 사진이 나란히 실렸다.

 워싱턴 포스트는 `한국으로부터의 편지, 번창한 사회의 우려스러운 경향`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심각한 자살문제를 전했다. 한국 사회가 빠른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자살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비중 있게 다룬 것이다. WP는 "대부분의 부유한 국가에서 자살률은 1980년대에 정점을 이뤘으나, 한국의 자살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지난 2008년 10만 명당 26명꼴로 자살을 택한 한국의 통계는 미국과 비교해서는 2.5배에 달하며, 문화 속에 자살이 깊숙이 자리한 일본보다도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국, OECD회원국 중 자살사망률이 1위로 가장 높다. 자살공화국 자리를 6년째 고수하고 있다는 통계다.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나라 자살자 수가 최근 들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자살자 수 1만2천858명은 10년 전인 1998년의 8천622명에 비하면 49%나 늘어난 수치다. OECD 회원국 중 10년 새 자살자 수가 급증한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란 것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부유한 국가가 되기 전까지 한국의 자살률은 산업화된 국가들 사이에서는 가장 낮았으나, 현대화는 과도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가져다 줬다"면서 "한국 사람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소속된 나머지 29개 국가의 국민과 비교할 때 더 많이 일하고, 덜 자고, 입시학원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WP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우울증과 같은) 감정을 인정하는 일은 한국에서는 금기시돼 있다"며 "`정신과(psychiatry)`는 부정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 상당수 병원들은 `신경정신과(neuro-psychiatry)`라는 과를 설치해 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환자 스스로가 정신과적 치료를 거부하거나, 보호자가 환자의 자살 시도를 일종의 해프닝으로 생각해 정신과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가 아주 흔한 사회적 분위기를 지적한 것이다.

 자살을 하나의 병으로 보지 않고 단지 적응하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이 하는 즉흥적인 행동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편견이 자살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신문은 노령화와 고립화로 자살을 택하는 노인층, 인터넷을 통해 동반자살 희망자를 찾는 20-30대 젊은이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전하면서 "여기에다 유명 인사들의 자살이 몰고 오는 연쇄반응 형태의 자살은 대중과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일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통계에 따르더라도 지난해 국내에서만 1만2천85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이 가운데 한창 일하고 우리사회의 미래인 20ㆍ30대가 3천762명으로 29.3%를 차지했다. 이 연령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다. 또 같은 날 같은 방법이 사용되는 특정 자살사이트에서 동시에 이루어져 사회적 파장을 더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노년층 자살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1998년 1천165명이던 65세 이상 노인 자살자수는 2008년 3천561명으로 늘어 10년 새 205% 폭증했다. 이는 전체 자살자 수의 증가율 49%의 네 배가 넘는 수치다. 중년층도 마찬가지다.

 구조조정의 불안, 노후 준비의 압박감, 가정 내 소외감 등이 그 원인이다. 한국사회 곳곳에 자살폭탄이 자리하고 있다. 안전망 강화로 자살요인 제거에 역점을 두고 한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 또 사회적인 캠페인과 교육도 더 한층 높여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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