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열의 고사성어로 본 오늘
주(周)나라 말 감정가 백락(伯樂)은 그가 훌륭한 말이라고 판정하면 말 값이 열 곱절 뛰었다. 백락이 어느 날 늙은 말 한 마리가 소금을 잔뜩 지고 고갯길을 오르는 것을 보았다. 분명 천리마인데 이미 몰골이 여느 평범한 말보다도 못했다. 기복염거(천리마 驥, 멍에 멜 服, 소금 鹽, 수레 車)는 천리마가 소금 수레를 끈다는 말로 유능한 사람이 걸맞지 않은 일을 할 때 쓴다.
인재들이 적재적소 (適材適所)에 쓰일 때에 나라가 발전한다. 이번 8ㆍ8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를 통해 온전한 ‘재목’을 찾아내기가 만만찮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웠다. 모든 내각 후보들이 한두 가지 흠이 없는 사람이 없었다.
대통령이 개각 때가 되면 쓸 사람이 없어 고민이 깊다는 말을 하곤 한다. 설사 그렇더라도 아주 사람이 없겠냐마는 이럴 때 명마를 한눈에 보는 백락같이, 초야(草野)에 묻힌 재사(才士)를 고르는 영안(靈眼)이 필요하다. 천리마가 수레를 끄는 것도 문제지만 조랑말이 전쟁터를 종횡무진(縱橫無盡)하면 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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