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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에 쏘였을 때 이렇게 하세요
벌에 쏘였을 때 이렇게 하세요
  • 경남매일
  • 승인 2010.08.2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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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창 화 진주소방서 서장

   예부터 한국에서는 벌꿀을 채집해 귀한 약품 및 식품으로 사용해 왔다. 최근에는 양봉업이 발달돼 벌꿀의 귀함이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꿀은 우리 생활에 두루 쓰인다.

 이런 달콤한 꿀을 만드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곤충이 벌이다. 어찌 생각해 벌은 해로움보다는 이로움을 주는 곤충일 것이다.

 하지만 시민의 안전을 생각하는 소방관으로선 벌, 특히 말벌 떼는 그리 달갑지 않는 손님이다.

 여름철 소방서에서 가장 많은 출동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는 벌집 제거 출동이다.

 특히 8~9월에 벌에 의한 안전사고가 집중적으로 일어나는데, 그 이유는 벌의 생리적 특징상 번식기가 시작되는 시기이고 이상기후로 인한 개체 수 증가가 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경상 도내 벌떼 관련 출동은 4988건으로 8월 1857건(37.2%)→9월 2148건(43%)→10월 640건(12.8%) 순으로 80.2%가 8~9월에 집중돼 나타났다. 올해도 기록적인 폭염으로 벌집제거 출동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2007년 8월에 부산시 금정구 소재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벌떼 출현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다섯 살과 두 살 손자ㆍ손녀를 데리고 산책 나온 권모(59) 할머니는 갑자기 나타난 말벌 떼로부터 손자와 손녀를 보호하기 위해 사납게 달려드는 말벌 떼를 겉옷을 벗어 이를 제지했고, 그 과정에서 머리와 얼굴 등 80여 군데를 말벌에 쏘여 숨졌다. ‘말벌에 쏘이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말은 과장이 아닌 것이다.

 최근 벌떼들이 산과 동굴을 벗어나 민가나 학교, 건물 등에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도심의 복병으로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도심에 벌떼가 출현하는 것은 도시주변의 서식지가 파괴되고 지구온난화로 도심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하니, 이제 벌떼의 위험에 안전지대는 없는 것 같다.

 또한 8~9월은 벌들이 벌집을 짓는 시기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혹시 주변에 벌집을 발견하면 무리하게 제거하려 하지 말고 119소방서에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다.

 이제 민족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맘쯤엔 조상의 묘에 가서 여름동안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베어 주는 벌초도 하고, 추석에는 성묘도 하는데, 갑자기 등장한 말벌 때문에 깜짝 놀란 경험이 대부분 있을 것이다.

 올해도 8월 달에 통영에서 40대 조모씨가 집 앞 잡초를 제거하다 말벌집을 잘못 건드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벌집을 건드려 벌떼의 공격을 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벌초나 성묘를 하기 전에 긴 막대기 등을 이용해 사전에 벌집의 위치를 확인해 놓는 것이 좋다.

 특히 벌들이 좋아하는 청량음료와 수박 등 단 음식을 주위에 두지 말고 자극성이 강한 향수나 진한 술 냄새를 풍기는 것도 금물이다.

 만약 벌떼의 공격을 받으면 최대한 자세를 낮추고 목과 머리를 감싸야 하고, 벌에 쏘였을 경우는 우선 피부에 박힌 벌침을 가능한 빨리 제거해야 한다.

 벌침을 뽑을 때에도 핀셋보다는 카드나 신분증 등으로 피부를 밀어 뽑아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벌침을 뽑아내고 나면 얼음찜질과 스테로이드 성분의 연고를 바른 후 그늘에서 안전을 취하는 것이 부종과 통증을 경감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혹시 응급약품이 없을 경우는 식초나 레몬주스를 발라도 좋다. 특히 주의할 점은 벌에 쏘이면 체질에 따라 과민성 반응에 의한 쇼크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재빨리 119로 신고해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옛 속담에 ‘얕은 내도 깊게 건너라’라는 말이 있다. 작은 일이라도 가벼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몸 길이가 겨우 2~2.5cm에 불과한 그 곤충이 무슨 대수일까’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면 벌 쏘임 사고가 결코 작은 일이 아닐 것이다.

 현재 시기적(8~9월)으로 벌 떼의 출현이 잦아지는 시기이다. 그 만큼 벌떼들이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우리시민들이 최소한의 벌에 대한 습성 및 대처방법을 숙지해 벌떼의 위협으로부터 건강한 여름나기와 추석을 맞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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