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03:58 (목)
땅 짚고 헤엄치다 물에 빠진 LH
땅 짚고 헤엄치다 물에 빠진 LH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0.08.22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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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자의 쓴소리
▲ 사회부장 박춘국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118조원의 부채를 짊어지고 비틀대고 있다. 부실에 허덕이는 모양새가 `땅 짚고 헤엄지다 물에 빠진 생쥐 꼴`이다.

 주공아파트와 택지개발보다는 집장사와 땅장사로 더 잘 알려진 LH공사가 빚더미에 휘청되면서 우리나라 최대 부실 공기업으로 부상했다는 소식에 고개를 흔드는 국민들이 많다. 나랏돈으로 아파트를 짓고 택지를 개발했던 LH가 부실 덩어리로 전락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이들의 부실로 고통 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 LH가 전국 414개 택지개발사업지구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착수하면서 경남도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2012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한 김해시 장유면 123만 3000㎡의 율하2지구 택지개발사업이 아직 보상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검토 사업 대상에 포함됐다. 또 양산시 동면 가산리와 금산리 일대 58만㎡ 터에 2530억 원을 들여 조성중인 가산첨단산업단지도 발목이 잡혔다.

 이 밖에 밀양 내이지구 715세대, 진주 평거지구 826세대, 함안 칠원 지구 656세대 등 국민임대주택 건립계획은 내년 이후로 연기됐고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경남도로부터 사업을 승인받은 마산현동지구 등 6개 사업장을 비롯해 착공계획인 23개 지구의 추진이 불투명하다.

 지난 18일 김해시 장유면 율하 2지구 주민들은 김해시청을 방문, 12년 이상 예정지구지정을 통해 재산권 행사에 발목을 잡은 LH공사를 더 이상은 믿지 못하겠으니 김해시가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한 주민은 "거짓말로 일관하는 LH를 이제는 못 믿겠다"고 말해, 심각한 불신의 골이 있음을 실감케 했다.

 이 같이 원성을 사고 있는 LH가 118조 원 빚더미에 허덕이면서 올 들어 1000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하루 이자로만 100억 원이 나갈 정도로 재무상태가 심각해 각종 개발사업 추진을 재검토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 더 큰 분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빚 118조 원, 부채비율 500%, 하루 이자 100억 원 지출, 성과급 1인당 평균 1600만 원, 교육 파견 직원들에게 41억 원 성과급 지급. LH의 부실이 하루아침에 생긴 일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LH는 최근 "경영상황 등을 감안해 교육인력을 대폭 축소하고 다소 미진한 인력 구조조정도 2012년까지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회사 이지송 사장은 "구태의 제도ㆍ규정ㆍ조직의 틀로는 대처하기 어려운 경영위기들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민간 비상경영 기법을 접목시켜 반드시 위기의 LH를 구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을 우리 국민은 마지막으로 믿고 지켜보려 하고 있다. 오랜 시간동안 부실의 덩어리가 커진 LH에게 국민은 뼈를 깎는 특단의 자구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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