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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LH, 진주로 이전 거듭나야
빚더미 LH, 진주로 이전 거듭나야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0.08.22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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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취재본부장

 김두관 경남지사가 발 벗고 나섰다. 이창희 진주시장은 팔을 걷고 나섰다. "빚 덩어리라도 좋다, 경남으로 와 다오" 경남도의 현안 중 화급을 다투는 것이 LH공사가 경남혁신도시인 진주에서 터를 잡는 것이다. 당초 주택공사는 경남, 토지공사는 전북의 혁신도시로 이전이 결정된 후 MB정권이 공기업선진화 명분으로 2009년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통합했다.

 문제는 이후 정부가 명확한 결정을 않고 잦은 말 바꾸기와 외줄타기를 계속, 질질 끌면서 경남도민의 화를 돋우고 있다. 따라서 경남과 전북도는 LH이전을 두고 이견만 대립, 영호남의 골을 패이게 만드는 원인으로도 작용될 정도다.

 경남의 주장은 당초 진주 이전이 결정된 주택공사는 혁신도시 선도 기관으로 이전기관 중 차지하는 전체비율이 75%를 넘어 절대적이다. 진주 이전이 필수란 지적이다.

 전북은 경남이 상대적으로 발전해 전북으로 이전돼야 한다는 지역발전론을 내세운다. 이 같은 주장은 진주 등 경남의 외진 곳인 서부지역은 역사성, 문화적 측면 등을 제외하곤 동, 중부 경남에 비해 뒤처져 산업적발전만 거론되면 부아가 치밀 지경이다.

 특히 전북에는 새만금이 있지 않은가. 이런저런 핑계로 어물쩍 모든 걸 독차지하려면 안 된다. 혁신도시의 당초 목적을 감안하면 균형 발전적 측면에서 더욱 진주로 이전돼야 한다. 이유는 이렇다. 빚 덩어리 LH공사는 109조 원의 빚을 지고 하루 100억 원의 이자를 물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부실 공기업이다.

 이 회사는 1천62억 원의 성과급을 줄 계획이며 이 가운데 940억 원은 이미 지급했다. 재정 형편이 최악인 상황에서도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이는 국민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방만 경영의 전형이다.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르면 LH공사는 2012년까지 직원 규모를 5천600명으로 줄이도록 돼 있다.

 작년 통합 당시 6천923명에서 1천300명 이상 감축해야 하는데도 지금까지 178명밖에 줄이지 않았다. 구조조정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회사 통합 이후 남는 인력 가운데 250명은 국내외 대학이나 연구원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시간외 수당을 제외한 월급 전액과 별도 연수비를 1인당 최고 7천800만 원까지 수령하고 있다.

  LH공사 경영진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모양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주택, 토지공사의 통합은 공기업 선진화의 시금석이자 그 완성을 위한 새 출발"이라며 공기업 개혁의 모범을 보여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개혁의 모범이 되기는커녕 방만 경영의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됐다. 더구나 빚더미에 눌린 LH공사가 그동안 추진했던 사업을 갑자기 취소, 또는 보류하는 바람에 김해 김해시 율하지구, 양산시의 공업 및 주택단지 조성 등 경남도내 곳곳의 해당지역 주민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 정부 때 정치적 목적의 국책사업으로 부실화한 탓도 있다.

 하지만 관련 사업을 축소하기 이전에 회사 내부부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개혁이 절실한 LH공사가 방만 경영을 계속하는 한 회사의 정상화는 불가능하다. 정부는 공기업 개혁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추진상황을 전면 재점검하고 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

 따라서 LH로 통폐합된 후 경남도는 `일괄이전`을, 전북도는 `분산 배치`를 각각 주장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하지만 빚 덩어리 LH를 전북 측의 주장대로 사장을 포함한 직원 24.2%를 전북에, 나머지 직원 75.8%는 경남에 배치, 운영할 경우 대표적 부실공기업, LH는 영원히 터널에서 벗어나질 못할 것이다.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부채덩어리 한국토지주택공사는 국가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다. 빚 덩어리 LH가 비상경영에 나섰다면 그 지름길은 일괄이전에서 찾아야 한다. 

 LH이전 전제조건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효율적, 경영적 측면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건의한 경남도의 주장이 사실로 입증된 이상 국토해양부는 경남의 혁신도시 진주이전을 하루빨리 결행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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