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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경자청 이제와 쪽박 깨려는가?
부진경자청 이제와 쪽박 깨려는가?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0.08.08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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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 맘대로 칼질인가. 정부가 선심 쓰듯 늘려놓고는 구조조정에 나선 부산ㆍ진해 경제자유구역은 반쪽위기에 처했다. 정부 계획대로 감축이 추진된다면 전체 개발면적 104㎢ 중 절반이 넘는 69㎢가 싹둑 잘려 나간다.

 부산ㆍ진해경제자유구역 23개 지구 중 절반에 가까운 10개 지구가 지구지정이 해제된다는 것이다.

 이 중 8곳이 경남에 위치해 있고 부산은 1곳이다. 나머지 1곳은 경남 부산에 걸쳐 있는 그린벨트 지역이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조치다.

 실제 실행될 경우 경남은 반쪽에 그쳐 경남도는 물론 도민들의 강력한 후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런 카드를 꺼낸 이유 중 첫째는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 투자 유치실적의 지지부진일 것이다.
 2004년 이후 지난 6월말 현재 유치한 외국인 투자는 우리나라 전체 외국인 투자액 736억 달러의 3.7%인 27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같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경제자유구역의 개발이 진척되지 않아 지정남발에 따른 비효율성을 제거하겠다는 입장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부실화된 것에는 잘못된 정부 정책에 기인한 바도 컸다. 당초 부산ㆍ진해, 인천, 광양 등 3곳의 경제자유구역을 6개로 늘린 게 그 단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인 2008년 4월 대구, 황해, 새만금 등 3곳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한정된 수요에 공급을 배로 늘렸으니 사업이 잘 될 턱이 없다.

 선심 쓰듯 경제자유구역을 확대시킨 정부가 이제 와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건 자가당착이다. 이에다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될 때 까지 10개월 동안 원형지 개발이란 명목의 헐값 부지제공 등은 정부가 경제자유구역을 흔들었다.

 이는 공중에 뜨도록 한 그 자체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이유도 그것에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업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건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지금 당장의 현상만 갖고 부산ㆍ진해경제자유구역의 미래를 재단하는 것도 성급하고 이치에도 맞지 않는다.

 2020년까지의 사업 완료 기간을 남겨둔 상태에서 외자 유치가 미흡하다거나 사업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어차피 경제자유구역의 성패는 기반시설이 완공된 후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반시설도 안 된 상태에서 어느 투자자인들 선뜻 입주를 결정할 수 있겠는가. 더 기다려야 한다.

 특히 신항과 물류시설의 연계 등 발전적 요인이 수두룩한데도 불구하고 전체 개발면적 104㎢ 중 절반이 넘는 69㎢를 제외시킨다면 당초 기대는 물 건너 간 꼴이다.

 이런 식의 대처는 정말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정부의 입장도 이해된다. 장기간 개발지연에 따른 주민재산권 문제 등 현실적 구조조정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조급함은 정말 힘든 지역경제를 더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더 우려되는 것은 국가의 정책 일관성에 대한 신뢰부족이 문제다. 특히 외국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자유경제구역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수시로 바뀐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뭘 믿고 누굴 믿고 우리나라에 투자하겠는가.

 정부는 민간평가단의 실사를 거친 후 부산ㆍ진해자유 경제구역청과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지식경제부는 당장 해제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해당 지역은 거론된 그 자체만으로도 생채기는 치유하기 힘들 것이다.

 전국 6개 경제자유구역(35개 지구)중 부산ㆍ진해자유경제구역의 10개 지구의 지정해제가 추진된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작은 어려움에 연연해 사업을 축소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지원을 강화해 탄력을 불어 넣어야 마땅하다.

 경제자유구역은 정부가 의지를 갖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추진해야만 한다. 당초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오는 2020년까지 14조 9956억 원을 투입, 국제물류와 유통중심, 동남권 산업클러스트 메카, 지식기반 연구중심의 전진기지화를 계획했다.

 경남도는 부산시와 힘을 합쳐 계획대로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 부산ㆍ진해경제자유구역의 한 치 차질 없는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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