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8:00 (토)
인간 만사 새옹지마
인간 만사 새옹지마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0.07.29 2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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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한열 칼 럼 편집부장

 An evil may sometimes turn out a blessing in disguise.(나쁜 일이 때때로 숨겨진 축복일 수 있다)

 세상 인심이 참 묘하다.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게 선거다. 또 돌고 도는 게 민심이다. 7ㆍ28 국회의원 재보선이 한나라당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두 달도 안 돼 여야의 입장이 달라졌다. 6ㆍ2 지방선거 승리의 함성이 다 사그라지기도 전에 민주당이 쪼그라들고 말았다. ‘왕의 남자’와 ‘MB의 남자’가 귀환하면서 ‘정세균의 운’이 다 되었다고 난리다. 한국 정치를 양분하는 두 당이 한두 달 사이에 부침하면서 우리 정치가 ‘냄비 판’임을 보여주었다.

 국민의 표심이 가장 정직한 민심이라고 하지만 너무 잘 변한다. 그만큼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던지는 신뢰가 얕다는 것이고, 이도 저도 믿을 만한 구석이 없다는 것을 대변한다. 그래서 툭하면 이쪽에다 표를 몰아주고 여차하면 저쪽으로 표를 몰아간다.

 이번 재보선이 2012년 총선 및 대선을 앞두고 잠재적 대권 주자들의 정치행보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치러졌다는 점에서 A급 후폭풍이 오래 지속할 것이다. 이 전 위원장의 복귀로 박근혜 전 대표는 당내 ‘견제’를 신경 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주류와 비주류 간에 당권싸움이 치열해 지면서 내홍이 깊어질 것이다.

 민심은 현명하면서 간사하다. 표는 집단지성의 발현이다. 그래서 필요하면 회초리가 되고 어떤 때는 선물이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언제 선물이 회초리가 되고, 회초리가 선물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왜냐면 표는 집단지성의 표출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잘 변하기 때문이다.

 ‘표심 마약’에 취하면 계속 취하려는 속성이 있다. 그래서 이성을 잃어버린다. 그래서 이번에 민심이 민주당에게 회초리를 든 것이다. 같은 내용을 가지고 어른을 속이는 버릇 나쁜 아이를 길들이 듯 정색하고 나무란 것이다.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이런 민심이 어디로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때 어느 쪽에 선물을 주고 어느 쪽에 회초리를 들지는 지금부터 행동하기 나름이다.

 한번 흘러 간 민심은 돌이키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이번 재보선에서 표심이 보여 주었다.

 두 달도 안 돼 변하는 표심은 아무 사회를 개혁하는 힘이다. 그래서 정치가는 겸손해야 한다. 교만의 끝에 서면 하루아침에 떨어져 땅에 뒹구는 신세가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늘 낮은 자세로 임하면 이런 변화무쌍한 표심을 잘 읽어 선물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다.

 The blessing turns round and round. (축복은 돌고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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