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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통하는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
  • 류한열
  • 승인 2010.07.29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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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한열 편집부장
 소통은 상식이 필요하다(Communicationrequires common sense.)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것은 상식이다. 상식은 누구나 받아드릴 수 있고 사회 밑바닥에 깔려있어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가 이런 상식이 꼬여 제대로 통하지 않고 있다.

 청년은 우리나라의 미래다. 꿈을 키워 앞으로 이 나라를 짊어질 역군들이다. 그런데 이들 중 일자리가 없어 학원에 다니며 취업을 하려는 숫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 ‘청년실신’이란 신조어가 뜨고 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실업자가 되거나 빌린 등록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어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빗댄 말이다. 푸른 청년들이 갈수록 꿈을 잃고 이 사회에 제 몸 하나 제대로 기댈 수 없다면 심각해도 한참 심각하다.

 결혼 적령기인 20대 후반 여성의 미혼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하루 이틀 문제는 아니지만 30대를 넘어서는 여성 세 명 중 두 명은 결혼을 하지 않는다. 결혼이 늦어지면 당연히 자녀들 낳은 시기가 늦어지고, 아이를 낳더라도 한 명으로 끝낼 개연성이 높다. 우리 사회를 기본적으로 지탱하는 가정의 성립이 무너지고 급격한 출산의 감소로 이제는 가정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다.

 백년대계인 교육이 격랑에 휩싸여 있다. 우리 교육은 자고로 회초리를 들고 훈육하는 게 상식이었다. 체벌이 과하면 문제가 일어나고, 학생들의 인권을 강조하면서 사도의 빛이 바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교원평가가 더해져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스승관은 이제 역사책에서나 찾아보게 됐다. 선생과 학생은 이제 동등한 선상에 있다. 학생은 선생님이 마음에 안 들면 교원평가에 써대면 교체도 가능하다.

 신음하는 서민경제의 악순환 속에서 한 번 잘못 발을 디디면 끝없이 추락한다. 서민의 목을 옥죄는 사금융과 캐피탈 등 제2금융권은 서민을 노예로 전락시키고 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는 한두 번 실패를 보더라도 재기에 나설 길이 많아야 한다.

 그러나 요즘은 한 번 추락하면 잡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그저 대부업체에 기웃거릴 수밖에 없는 데, 그게 완전히 구렁텅이로 내몬다.

 이 모든 것이 상식을 넘어선 이야기다. 옛날부터 정치는 공기라 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공기를 마시는 것을 의식하지 않지만 단 몇 초라도 공기가 없으면 숨이 막히고 더 심하면 죽는다. 사람이 기본적으로 꾸리고 살 수 있으면 그뿐인 것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헐떡거려야 연명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Common sense is a barometer of the quality of life.(상식은 삶의 질을 아는 측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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