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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지사님, 답은 ‘기본’ 입니다
김두관 지사님, 답은 ‘기본’ 입니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0.07.26 0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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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 운영은 법과 제도 따라

 경남도, 지난 도정운영의 중심축은 “우리가 남이가”였다. 그들은 지연이나 학연관계, 즉 연줄로 해서 알게 된 사이였을 뿐 별다른 특징이 없었다.

 그래도 함께 춤을 추었다. K모 지사 시절 10년이 그랬고 또 다른 K모 지사 재임 6년간도 그랬다. 도정의 핵심 업무인 인사, 예산 등 행정직의 7대 보직, 도로 등 기술직의 5대 보직도 모두 그들과 통하는 그들만의 잔치였을 정도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또 목 좋고 물 좋은 국(局)의 경우 학연의 연줄은 극에 달했다. 회의는 동창회로 희화화(戱畵化)되기도 했다. 그들도 한목소리는 아니었다. 보직과 승진, 특히 부단체장 발령 때면 파열음도 종종 불거졌다.

 하지만 결과는 역시 그대로 이었다. 패밀리로 통칭되는 그들만의 잔치는 임기를 다할 때까지 이어졌으니 말이다. 물론 좋은 점도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조직원 간의 불신을 낳았고 신뢰를 깡그리 앗아갔다.

 그래서 비선(秘線)은 안 된다는 것이다. ‘크레이그 J. 캔토니’는 관료주의를 잡초인 민들레에 빗대어 “뿌리 째 뽑지 않으면 다시 자라난다”고 했다. 민들레란 잡초는 뿌리 째 뽑지 않으면 또 자란다. ‘그들만의 잔치’는 자각 증상이 없고 만성병이다. 또 단일 증상이 아닌 합병 증상이며 정기적으로 퇴치하지 않으면 또 다시 자리하는 특성이 있다.

 공직사회의 그들만을 빗댄 말이다. 그런데 또 K 성(姓)의 지사가 취임했다. 물론 그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변화와 혁신을 기치로 한 야권 김두관 경남지사, 그 기대가 공염불만은 아니었다. 첫 인사가 그랬다.

 당초 경남도청의 핵심보직인 행정과장에 내정된 동향인(同鄕人)의 발령을 보류하고 일면식도 없는 직원을 전격 발령했다. 물론 건의를 받아들인 결과다. 이것이 바로 ‘통섭의 기술’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타임머신 공화국인가. 과거로 되돌아간 느낌이다. 1970년대, 1980년대 정보정치가 횡행(橫行)하던 폭압정치 시절로 말이다.

 군부출신에 의한 정권은 정치인, 개인 가릴 것 없이 사찰과 도청 등이 비일비재하게 행해지는 등 정보정치가 횡행했다. 그 시절의 폭압정치 시절로 되돌아 간 것 같은 느낌이다. “우리가 남이가”의 그 전형은 법과 제도의 정상적 통로에 앞서 국정을 움직이는 것은 별도의 음성적 루트가 존재했다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공조직을 제쳐놓고 국정을 농단한다는 통로가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향우회가 움직이고, 영포라인이니, 선진국민연대도 논란의 중심이란 말들이 있다.

 수사권도 없는 총리실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이 문제가 되더니 이젠 정치인들에 대한 사찰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특히 행정부처 공직자의 비윤리적 행태를 감시하는 조직인 공직윤리지원관실은 누구의 지시를 받아 무슨 목적으로 불법사찰을 했는가의 여부는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

 만일 사실이라면 이런 사람들에게 국정운영의 한 축을 맡겨둬도 괜찮은 것인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사찰을 당했다는 시점도 그렇고, 공직윤리지원관실 인적 구성도 하필이면 ‘영포라인’과 연을 같이하는 것이 다수여서 단순히 우연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타임머신을 타고 군사정권 시절,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이대로는 안 된다. 국정운영이든 도정운영이든 법과 제도의 정상적인 통로, 절차에 따른 정상화 이것이 기본이 돼야 하고 전부여야 한다.

 이는 우리끼리 만이 아닌 하나보다 둘이 더 낫다는 평범한 진리다. 조직의 힘으로 국정이든, 도정이든 제대로 풀어야 한다. 그래서 더욱 변화가 요구된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것, 위기위식과 긴박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곧, 변화의 출발점이다.

 그래서 시작이 반이란 것이다. 따라서 뒷문으로 들락거리고 샛길로 다니는 문화도 청산돼야 한다.

 이는 곧 도청 내 비선조직은 깡그리 청산돼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 리야 없겠지만 향후 도정이 희화화(戱畵化)되고 기강이 허물어질 수밖에 없는 음성적 통로가 존재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싹을 잘라야 한다.
 승리에 도취되지 않고 겸손으로 자신을 낮추고 공조직과 함께하는 경남도청의 진정한 수장(首長)이길 바란다.

 그 길이 혼(魂)이 있는 도정을 회복하는 길이다. 김두관 경남지사님, 결국 답은 기본에 있습니다. 똑바로 해준다면 우리가 “남이라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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