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5:04 (수)
‘사랑의 매’마저 아끼면…
‘사랑의 매’마저 아끼면…
  • 류한열
  • 승인 2010.07.21 20: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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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한열 편집부장

 Spare the rod, spoil the child.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

 우리나라 교육은 참으로 풀기 어려운 숙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 정책의 기조가 바뀌고, 정권 초반에는 의욕적으로 뭔가를 할 듯하다. 후반이 되면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지난 6ㆍ2 지방선거에서 등단한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요즘 시쳇말로 한창 뜨고 있다. 한마디 말만 하면 그게 교육계의 빅 이슈가 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9일 교사의 체벌로 학생들의 인권이 크게 침해받고 학생과 학부모, 시민의 우려가 커지는 점을 고려해 모든 학교의 체벌을 2학기부터 금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독단적 결정이라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방침을 비난하고 있지만, 서울시교육감 자리의 상징성과 힘으로 볼 때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

   곽노현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 제정 계획을 발표해 교육계를 들쑤셔 놓더니 이번에는 다른 카드로 교육계를 엎을 태세다. 그는 인기에 영합할 줄 아는 ‘스타성 기질’과 무조건 바꾸면 좋다고 여기는 강박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혹, 교육감이 한 고등학교 선생이 여고생을 체벌하는 동영상을 보고 급조해 체벌을 금지시키겠다는 발상이었으면, 더욱 걱정이 된다. 왜냐면 교단의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요즘 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이 선생님의 권위를 인정하고 스승으로 대하는 지를 묻고 싶다. 잘못을 한 아이를 방과 후 남겨서 지도를 하려해도 선생님의 말씀을 어기고 속된 말로 ‘토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말로서는 아무런 학생지도가 되기 힘들다는 것을 방증한다.

 미국의 경우 웬만한 주에서 체벌을 금지하고 있지만 거기에는 교사의 권위가 세워져 있다. 원칙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잘못을 저지른 학생을 교사가 눈빛만 가지고도 제어할 수 있다. 숙제나 자기 할 일을 하지 않은 경우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시키면 효과가 있다.

    (lunch detention & after school detention)  요즘은 스승은 없고 선생만이 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많다.

    우리 사회가 교사의 권위를 빼앗아 버리고 그들에게 학생들을 지도할 최소한이 것을 없애버리면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학교현장의 현실을 무시한 이상적인 교육 정책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교육의 이상은 높지만 우리는 현실에는 작은 문제가 걸림이 되고 있다. 선생의 권위가 떨어진 것이 선생들 자체의 문제에서 야기된 일면도 있지만 교육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백년대계의 대안을 제시 못한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

 체벌 그 자체는 야만적이다. 그러나 교육의 이름으로, 사랑의 힘으로 가해질 때 사람을 살리는 힘이 있다.
 Schooling is hope for the future. (학교 교육은 미래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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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랑 2010-07-22 16:18:10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도 나도 교육학 박사 처럼 떠들어 되지만 듣고 보면 알멩이가 없어요. 본질도 모르면서 아는체 해되곤 해서 안타가운데 오늘 좋은 글 한편 보고갑니다.참 잘 보셧습니다. 좋은 말씀 가슴에 새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