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7:29 (화)
잃어버린 ‘골목’ 찾기
잃어버린 ‘골목’ 찾기
  • 류한열
  • 승인 2010.07.19 2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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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한열 편집부장

 Good memory makes us happy. (추억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든다) 

 해가 뉘엿뉘엿하면 골목에서 놀던 아이들이 하나둘 흩어진다. 구슬치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던 몇몇의 남은 아이들은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아쉬움을 남겨 놓고 집으로 간다. 어릴 적 골목길은 푸근한 엄마의 품과 같았다. 그곳은 땅따먹기, 딱지치기, 숨바꼭질을 하며 어린 삶의 애환을 담던 곳이었다.

 사람의 삶이 삭막해질수록 어린 시절 기억과 사연이 켜켜이 쌓인 골목길의 푸근한 장면이 그리워진다. 사람은 거친 삶을 살다가도 작은 추억을 곱씹으면 힘이 나기도 하고 그 장소로 가고 싶어진다. 우리 모두 다 이 골목길을 잃어버린지 오래다.

 어디나 할 것 없이 재건축으로 옛것이 그대로 보존된 곳이 없다.

 편리함과 건설사의 돈벌이 목적으로 웬만한 주택지를 허물고 아파트를 지어대다 보니 이제는 미분양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이제는 무조건 고층 아파트를 짓기보다 사람들이 살면서 살을 붙이고 살 수 있는 곳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편리한 아파트의 달콤함을 맛보다 풋풋한 된장 맛을 잃어버렸다.

   그러면서 우리의 마음의 고향도 허물어졌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외로움의 벽에 막혀 사는지 모른다. 모든 골목길이 ‘뉴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없어지고 아파트 숲이 대신하면서, 어릴 적 숨바꼭질하던 곳이 없어져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철거와 건설 위주의 도시계획에 회의를 품기 시작했다.

 골목길을 잃어버린 현대인은 마음의 고향을 한 부분 상실한 것이다. 이제는 잃어버린 골목길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덜 외롭게 살 수 있다.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지 않으면 이웃 간에 작은 일을 가지고 다투지만, 서로의 공감대가 있으면 큰 일도 서로 이해할 수 있다. 골목 문화가 복원되면 예전에 그곳에서 부대끼며 가졌던 기쁨을 가질 수 있다.

 주택지 사이의 길을 골목길이라 부르기 묘하지만, 그 길의 한 쪽을 막고 이웃 간에 문화축제의 마당을 열면 어떨까. 간단한 시설을 하면 같이 영화도 볼 수 있고, 작은 음악제도 열 수 있다. 거창할 필요가 없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담으려는 마음만 있으면 가능하다.

 처음에 하려면 항상 어렵다. 누군가 총대를 메야한다. 골목길을 마음에 만드는 것은 사람 사는 맛을 주는 일이다. 이 동네 저 동네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면 사는 것이 참으로 맛있을 것이다.

 We can find happiness through an open mind. (행복은 마음만 열면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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