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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땐 노는 게 공부다
방학 땐 노는 게 공부다
  • 류한열
  • 승인 2010.07.14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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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한열 편집부장

 Rest is another creative time. (쉼은 또 다른 창조시간이다)

 학교 방학은 수업을 쉬는 기간이다. 방학은 잠시 배움을 멈추고 심신을 재충전하는 기간이지만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웬만한 학생들은 방학 동안 뒤처진 과목을 공부해 다음 학기에 성적을 향상시키는 데 첫 목표를 둔다. 부모들도 방학 전에 이런저런 학습계획을 짜기에 바쁘다.

 학원의 방학 특강에 내몰리는 아이들이나, 아이들이 노는 것을 그냥 보아 넘기지 못하는 부모들이 태반이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어릴 적부터 쉼을 모른다. 그저 앞으로 줄달음치는 게 인생인 줄 안다.

 요즘은 지자체나 지역 도서관에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공부가 전부가 아니고, 어릴 적 다양한 경험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맛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방학 중에 공부와 무관한 프로그램에 아이들을 맡기고,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아이들을 풀어 놓아야 한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금광을 찾아 서부로 옮겨갔다. 파이오니어들은 하루라도 빨리 도착해서 금을 손에 넣고 광활한 땅을 차지하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은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렸고 일부는 일주일에 하루를 쉬면서 달렸다. 당연히 하루도 쉬지 않고 달린 사람들이 먼저 도착해야 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하루를 쉬면서 달려간 사람들이 먼저 도착했고 쉬지 않고 출발한 사람들이 늦게 도착했는데, 도착한 사람들의 수에도 차이가 났다. 쉼 없이 달린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과로로 죽었고 여유롭게 달린 사람들은 한 사람의 낙오자도 없이 안전하게 도착했다.

 방학 동안에 아이들이 진정한 쉼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방학전쟁’, ‘성적 올리는 방학’ 같은 살벌한 문구로 아이들의 마음을 뺏을 것이 아니라 ‘방학’의 그 의미를 이번 여름방학 때는 돌려주는 게 어떨지.

 우리 사회가 너무 각박하다. 조금의 여유를 부려도 낙오할 것 같다. 학생들도 방학 동안 ‘자유’를 누리고 난 후 학교로 돌아가면 마치 몹쓸 짓을 한 것 같을 것이다. 여하튼 이번 여름방학에 우리 아이들이 인생은 단거리가 아니고 장거리 달리기라는 것을 깨닫게 ‘시간 선물’을 주었으면 좋겠다. 방학 동안에 행복한 여유가 넘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Happiness in life doesn't depend on the length of study. (인생의 행복은 공부시간 순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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