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4:45 (금)
웅변은 은메달 침묵은 금메달
웅변은 은메달 침묵은 금메달
  • 허균 기자
  • 승인 2010.06.29 2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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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 균 사회부장

 김맹곤 김해시장 당선자가 시청 프레스센터를 찾았다.

 지난 2일 치러진 시장선거에서 여당인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현직 시장을 누르고 당선된 김 당선자의 첫 프레스센터 방문에 기자들의 관심이 고조됐다.

 하지만 김 당선자를 보기 위해 프레스센터에 모인 기자들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만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필자를 포함한 기자들은 앞으로의 시정 방향, 또는 시장이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관장 인사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김 당선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김 당선자가 프레스센터를 방문하기 전부터 기자들은 ‘기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말을 아낄 것’이라는 추측을 했었지만 ‘시정을 어떻게 꾸려갈 것인가. 큰 틀에서 말씀을 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도 김 당선자는 “아직 당선자의 신분인데 지금 말하기 어렵다”는 답변만 할 뿐이었다.

 김 당선자가 침묵으로 일관하자 기자들은 “잠시 후 있을 인수위의 발표를 당선자의 생각으로 받아들이면 되겠냐”고 물었고 김 당선자는 “인수위의 발표 내용은 내 생각과 같은 것도 있고 조금 다른 것도 있다”는 애매한 답변을 했다.

 김 당선자가 프레스센터를 떠난 이후 김해시장 당선자 시정 인수위원회가 보고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곧바로 이어져 김 당선자의 침묵에 대한 토론은 없었지만 김 당선자의 침묵은 당선자가 프레스센터를 떠난 이후에도 회자됐다.

 김 당선자의 침묵에 대해 한 기자는 “말 한마디 잘못하는 실수를 범하면 여론의 몰매를 맞을 수 있어 침묵했다”며 “당선자가 언론을 이해하는 단수가 높다”고 추켜세웠다.

 어떤 기자는 “당선자가 언론을 많이 상대하지 않아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당선자가 언론에 대한 이해의 단수가 높아 침묵했을지, 아니면 언론의 대처 능력이 떨어져 침묵으로 일관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아니 김 당선자는 자신의 말대로 당선자의 신분으로 내달부터 맞게 될 김해 시정이나 기관장 인사에 대해 말하는 게 편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는 걸 너무 확대 해석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이날 기자와의 대화에서 보여준 김 당선자의 침묵은 ‘웅변은 은메달이요, 침묵은 금메달이다’는 말을 떠올리게 하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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