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9:45 (금)
정치인 김태호와 경남의 아들
정치인 김태호와 경남의 아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0.06.27 22:4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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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 6년 공과ㆍ회환 뒤로하고
▲ 박재근 칼럼취재본부장

 김태호 경남도지사님, 그 직함을 오는 30일 퇴임에 앞서 마지막으로 불러봅니다.

 이후부터는 경남도민들로부터 전 경남지사로 불릴 것입니다. 도정 6년, 공과도 있고 회환도 많을 겁니다.
 집무실에 우리나라 지도를 거꾸로 매달고 세계로 향한 경남발전의 미래상을 꿈꾸던 그때, 경남도정을 망하게 하는 아이디어를 내도록 한 역발상도 엊그제 같습니다.

 김 지사가 늘 생각의 개방성을 주문한 것은 혼(魂)은 깨어있어야 한다는 것일 겁니다.

 김 지사는 재임 중 모두가 ‘뜬구름 잡는다’는 남해안특별법을 제정토록 해 ‘남해안 시대’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사르총회와 사막화방지 등의 국제회의를 유치했고, 팔만대장경을 세계에 알리는 대장경세계문화축전도 열도록 해 경남의 브랜드를 국제화 했습니다.

 또 햇볕정책을 비난하기도 했지만 정작 본인은 재임 중 남북 교류협력의 새로운 형태로 평가받은 ‘통일딸기’ 재배와 평양 소학교 건립 등 남북교류 사업에 애정을 쏟아왔고 경남도가 대북 지원 사업을 주도하도록 했습니다.

 전국 최연소 광역자치단체장, 대권후보군 등 이 모두는 현직 경남도백의 토대위에서 일 구워진 것입니다. 그러나 전직의 직함이 제대로 존경받지 못하고 통하질 않는 사회입니다.

 전직의 대통령도 정권재창출이 안 되면 저승사자가 문턱을 넘본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같이 국회의원, 장관 등 각료, 법조계 등 전직이 존경받는 사회가 아닌 탓에 경남에서 지사를 지냈다지만 바람 잘 날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김태호 경남지사는 정치인의 길을 택했습니다.

 42세에 거창군수, 44세에 경남도백이 됐습니다. 그것은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남이란 온실이 있었기에 가능한 면도 없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도민의 보호 속에 지사 6년을 마감하고 광야에 내던져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그 현장에서 지도자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야만 합니다. 온실에서 태어난 김태호가 아니라 흙탕물을 먹으며 고난을 이겨내는 지도자, 그런 지도자가 되길 바랍니다. 정치, 우리국민은 그 현장을 욕하면서도 일순간마다 화두로 삼는다는 것 자체가 차지하는 비중 때문입니다.

 매일 신문의 첫머리와 TV 메인뉴스를 장식하는 것이 정치기사인 것을 볼 때 우리사회에서 정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나 큰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정치입니다. 그래서 정치는 생물이라 하지 않습니까.

 생물은 살아있어야 제값을 받습니다. 특히 변수가 많은 곳이 한국정치 아닙니까. 몰려들고 흩어지는 것은 살아있는 정치현장의 이익 때문입니다.

 그래서 살아서 한국사회의 새로운 에너지가 돼 달라는 부탁입니다. 자신을 위해, 경남을 위해, 큰 지도자로 성장해 한국의 리더가 돼 달라는 부탁입니다.

 김태호 경남지사님, 최연소를 즐겼지만 이젠 그렇지 않습니다.

 순박하면서 비범하고, 강인하면서 따뜻한 남자. 외모는 스타급이지만 서민적이고 그 얼굴에는 순박하다 못해 토속적이고 정감 어린 이미지가 은은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떠나는 김태호 경남지사가 더 그리운지도 모르겠습니다.

 김 지사는 마지막 실국원장회의를 통해 “공직자는 자유화, 민주화, 시장경제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가슴 속에 꼭 가지고 가야 한다”며 “그런 가치에 대한 기준 없이 열심히 하는 것은 미래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김 지사는 “도정도 헌법적 가치 위에서 운영하는 것이 근본이 되어야 한다”며 “지방뿐만 아니라 국정운영도 가치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미래가 있고 국민을 하나로 모아가는 기준점이 된다”고 강조,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국가의 정체성 문제, 옳은 가치에 대해 한 치의 착오 없이 신념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직자에 대한 부탁과 자신의 삶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에 앞서 6ㆍ2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지난 1월 25일 “나는 도전하는 삶을 살아왔다”며 갑작스런 불출마를 선언, 그 배경을 두고 말들이 많았지만 김 지사의 삶은 이력이 말해주듯 비교적 순탄했습니다.

 거론되는 각료 등도 경력관리에 그치는 또 다른 온실일 뿐 입니다, 지도자는 정치현장에서 꿈을 키위야 합니다.

 마침 한나라당은 7월 중순께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뽑는다고 합니다. 문을 박차고 나가 싸워서 스스로 쟁취해야만 합니다. 지도자는 누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김 지사는 ‘경남의 아들’로 기억해주고 응원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경남지사를 지낸 ‘경남의 아들’보다는 지도자인 ‘경남의 아들’을 경남도민들은 원할 것입니다. 생물인 정치의 현장, 그곳에서 살아 펄떡이는 지도자가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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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ㅇ 2010-08-27 13:01:06
그럼 김혁규는 경남의아버지가?

박윤조 2010-08-23 10:31:53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에게 절대로, 어떤 일이 있어도 '존경하는 의원님' 이라고 하지 마시고 '총리 후보자'라고 하대하면 그 답은 반드시 '의원'이라고 대응하기 바람. 만약 다른 후보자처럼 존경하는 의원님 운운하며 아부성 발언을 하면 이후 절대 지지하지 않을 것임.

희안한 2010-06-28 12:14:10
대단하오, 신문에 이런 글을 쓴다는게...이 지역에 이런 신문이 발행되는 것도 희안하오...독자 생각이니 개념치 마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