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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 축구 ‘소리없는 16강 돌풍’
북중미 축구 ‘소리없는 16강 돌풍’
  • 경남매일
  • 승인 2010.06.25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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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슬로베니아ㆍ알제리전서 막판 대반격 1승 1무

 유럽ㆍ남미에 밀려 기를 펴지 못했던 북중미 축구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25일(한국 시각)까지 진행된 조별리그에서 북중미 본선 진출 3개국 중 16강행을 확정 지은 국가는 미국과 멕시코 등 2개국.

 ‘죽음의 H조’에 속해 2패를 기록 중인 온두라스를 제외하더라도 상당한 성과다.

 이미 탈락한 프랑스나 기사회생한 독일ㆍ잉글랜드, 생사의 귀로에 선 이탈리아 등 전통적인 유럽 강호들의 부진한 성적과 비교하면 북중미의 약진은 더욱 눈에 띈다.

 특히 미국의 활약이 눈부시다. 미국 축구는 월드컵 본선에 통산 9차례 진출하며 멕시코와 함께 북중미의 ‘쌍두마차’로 꼽혔지만 야구와 농구의 인기에 묻혀 본래 실력보다 다소 평가절하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조별예선을 통해 진정한 ‘강호’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60년 만에 만난 우승후보 잉글랜드와 1차전에서 1-1로 비길 때만 해도 운 좋게 상대 골키퍼의 실수 덕을 봤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2차전 슬로베니아와 경기에서는 막판 대반격으로 극적인 2-2 무승부를 일궈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전반에 2골을 먼저 내줘 패색이 짙은 가운데서도 매서운 공세를 유지했고, 석연치 않은 판정 때문에 득점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경기 종료 4분을 남기고 역전골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미국의 이런 집념과 집중력은 알제리와 3차전에서도 더욱 빛을 발했다. 전ㆍ후반 90분을 다 뛰고도 0-0으로 16강행이 무산되는 듯했지만, 경기 종료 직전 기적적인 결승골로 다득점에서 잉글랜드에 앞서며 조1위로 당당히 2라운드에 진출했다.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미국에 이은 2위로 밀렸던 멕시코는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북중미의 절대강자’라는 그간의 이름값을 했다.

 개막전에서 홈 어드밴티지와 8만여 홈팬을 등에 업은 남아공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만회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비교적 선방했고, 2차전에서는 전 대회 준우승국 프랑스를 농락하며 2-0으로 완승했다.

 화려한 공격력에 ‘짠물 수비’까지 갖춘 우루과이와 3차전은 치열한 공방 끝에 한 골을 내주고 아깝게 패했지만 A조 2위로 어렵지 않게 16강행을 거머쥐었다.

 미국과 멕시코는 공교롭게도 4년 전 패했던 상대들을 16강에서 만난다. 두 팀 모두 16강전을 ‘설욕전’으로 삼아 8강 무대에 안착하겠다는 각오다.

 미국은 초대 대회인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에서 3위에 오른 적이 있지만, 이후에는 1994년 안방에서의 16강과 2002년의 8강이 최고 성적이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펼친 명승부로 축구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관심도 높아진 참에 여세를 몰아 선대 기록을 넘어선다는 기세다. 16강 상대인 가나와는 2006 독일 월드컵 E조 최종전 경기에서 1-2로 패하긴 했어도 독일을 피해 대진운은 좋은 편이다.

 멕시코는 본선에 14차례나 올랐음에도 1970년과 1986년 두 차례 8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 이번만큼은 지긋지긋한 ‘8강 징크스’를 깨겠다고 나섰다.

 ‘숙적’ 아르헨티나와 대결이 부담스럽긴 해도 지난 대회 16강전에서 1-2로 패해 돌아서야 했던 기억을 되풀이할 수 없다는 다짐이다.

 대표팀에서만 15년째 활약 중인 노장 콰우테모크 블랑코(베라크루스)와 히오바니 도스산토스(갈라타사라이) 카를로스 벨라(아스널) 등 신예의 조화로 지난 대회보다 더 탄탄해진 팀워크와 특유의 유기적인 전술을 살린다면 ‘복수극’도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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