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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의 리더십
비움의 리더십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0.06.24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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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춘 국정경부장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의 꿈을 이룬 태극전사들의 승리에 온 국민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와 함께 월드컵 한국대표팀 주장 박지성 선수에게 식자들은 비움의 리더십을 배워야한다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주장 박지성은 필드에서 궂은일을 도맡아하며 후배들에게 명령대신 따뜻하게 감싸주는 리더십을 발휘 했다고 한다. 그의 ‘주장 완장’에는 권위대신 소통이 있었다.

 1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박연차리스트와 관련한 재판이 24일 열렸다. 서울고법은 이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최철국 의원에게 원심대로 벌금 700만 원과 추징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게 기회를 달라는 요청도 좋지만 봉사라는 것은 꼭 국회의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자금법을 성실하게 지키고 법에 따라 모범을 보이는 것도 봉사하는 것”이라고 최 의원을 타일렀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들이다.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게 기회를 달라’. 지난 지방선거 기간에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많은 이들이 그들에게 주어진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고사했다.

 필자의 지인 가운데 신재수라는 분이 있다. 김해지역에서 봉사인 하면 신재수 사장을 1번으로 꼽는 이들이 많다.

 부산에서 기업을 운영하면서 김해시 북부동에 거주하고 있는 신 사장은 연간 1억 원 이상을 어려운 이웃과 남을 돕는 일에 지출하면서 30여 개 이상의 봉사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 지역 문화발전을 위해 내외동 도서관장을 무보수로 맡아 일하고 있다. 특히 창의문화만들기, 풍물패, 주부합창단 등에서 활동하면서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필자는 그에게 지방의원 출마를 권유한 적이 있다. 지역을 위한 큰일을 성심으로 할 수 있는 분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출마권유를 거절하면서 “봉사는 정치인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동안 정치를 하기위해 봉사를 해온 것이 아닙니다. 다만 내가 하고 싶고 남을 돕는 일이 좋아서 했습니다”라는 말로 필자를 숙연하게 했다.

 특히 “정치인이 되지 않아도 지역사회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라는 말은 필자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반대로 지난 선거기간 수많은 이들이 “봉사하기 위해 출마를 하게 됐다. 지역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대부분의 지난 지방선거 낙선자들은 지금 숨어서 지내고 있다. 지역사회와 국민을 위한 진정한 봉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다. 

 월드컵 대표팀 주장 박지성과 최철국 의원에게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최상렬 부장판사(서울고법 형사 9부)는 이시대 지도자들에게 ‘비움의 리더십’을 일깨워 주고 있다.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만이 리더의 도리가 아니다’ 또 ‘법을 지키고 모범을 보이는 것도 봉사하는 것이다’는 말이 이시대 지도자들에게 가슴깊이 와 닿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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