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들이 막대한 수익을 내는 파생상품 거래를 지속하기 위해 앞으로 자회사를 설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 보도했다.
2년 전 발생한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미국의 금융개혁 방안에 대한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로, 대형은행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천명한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일보 후퇴한 입장을 표명하면서 이 같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은행이 자기자본으로 고객에 도움이 되지 않는 투기적 거래를 하는 프랍 트레이딩(proprietary tr ading) 등을 막는 것을 골자로 하는 ‘볼커 룰’은 미 의회에 제출된 가장 강경한 대형 은행 규제안 중 하나다.
이에 비해 블랜치 링컨 농업위원장 등은 은행이 독립적인 자본을 보유한 자회사를 만들어 파생상품을 거래하게 하는 상대적으로 완화된 법안을 제출해놓은 상태다.
앞서 링컨 위원장의 입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볼커 전 의장은 FT와 이날 인터뷰에서 이전에 했던 비판은 좀 더 엄격한 자회사를 만드는 안이 진행되고 있다는 믿음에 기반한 것이었다고 발언, 한발 물러섰다.
볼커 전 의장은 은행 지주회사 내에서 파생상품 거래가 이뤄진다면 손실을 흡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즉 상대적으로 온건한 링컨 위원장의 법안에 일부 동조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볼커 전 의장은 은행이 파생상품 거래를 이용해 리스크를 회피하거나,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고객을 돕는 것을 막는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 혼동이 있었다”면서 “내가 금지하고자 하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법안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법안이 통째로 폐기되기보다 문제가 된 관행 일부분을 유지하는 식으로 이견차가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