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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노 대통령의 부활?
웬 노 대통령의 부활?
  • 류한열
  • 승인 2010.06.06 2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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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한열 편집부장

 자살률 1위, 출산율 최하위, 자동차 사고 건수 평균 이상, 연평균 근로시간 최장, 사회복지 관련 지출비중 최저.

 OECD가 지난 27일 회원국들의 경제, 사회, 환경, 인구, 노동시장 등 12개 부문에 대한 지표를 담은 2010 통계연보를 발표한 것 중 우리나라에 관련해 몇가지 열거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은 괄목할 만하지만 우리의 삶의 질은 여전히 낮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6ㆍ2 지방선거가 끝나고 가장 붐비는 곳이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이다. 지난 4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묘역을 찾아 “노 대통령님, 국민의 뜻은 확고했습니다”고 아뢰었다. 그리고 “후배들이 앞장서서 지역주의를 타파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와 묘역을 참배한 안희정, 김두관, 송영길 당선자도 당선 인사를 하고 현 정권에 대한 비난을 덧붙였다.

 5일에는 참여정부 출신인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당선자 20여 명이 노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다. 이 자리에서 차성수 금천구청장 당선자는 “대통령님께서 원하던 사람사는 세상을 이제 우리가 만들어가겠다”며 당선 인사를 했다.

 그에 앞서 3일에는 무소속 김두관 도지사 당선자가 봉하마을을 방문했다. 김 당선자는 박석묘역 방명록에 ‘균형발전과 지역주의 타파, 대통령님의 뜻 받들어 이어 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오후에는 김맹곤 김해시장 당선자와 김국권, 명희진, 공윤권 도의원 당선자, 도내 기초의원 당선자 등 21명과 최철국 의원 등 일행 50여 명이 노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ㆍ분향하고 참배했다. 특히 김맹곤 당선자는 노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 묵념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최 의원은 박석묘역 방명록에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은 지방선거를 통해 부활하셨습니다. 항상 동행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김맹곤 당선자는 “대통령님의 유지를 받들어 김해 발전에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남겼다.

 한마디로 ‘유훈(遺訓) 정치’의 부활이다. 우리 경남에서 당선된 모든 민주당과 참여정부 출신자들은 노 전 대통령의 묘역으로 달려갔다.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것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들이 그 묘역에서 감격스러워 방명록에 기록한 내용을 보면 한마디로 ‘노 정신의 부활’이었다.

 경남도민의 삶을 어루만지며, 그들의 머슴이 되기로 자처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 곳이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이라니 참으로 서글퍼진다. 오직 정치적 논리에 따른 계산된 행동을 보면서 앞으로 4년이 걱정된다. 그들은 투사가 돼 우리 삶을 돌보기보다 정치적인 행보에 더 골몰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당선 뒤 처음 찾는 곳으로 우리 지역의 가장 어려운 사람을 찾아갔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Politics exists at present. (정치는 현재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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