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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은 없다
‘마술’은 없다
  • 경남매일
  • 승인 2010.05.1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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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한열 편집부장

 요즘 신문광고에 자주 등장하는 ‘마술처럼 외워지는 영어암기법’의 카피는 마치 영어를 쉽게 잘 외우게 해줄 것 같은 착각을 준다. 그리고 한 달이면 입에서 저절로 영어가 술술 나올 것 같다. 물론 광고라는 것이 약간 과대포장이 돼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으니 나물랄 일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영어시장은 너무나 커, 교재 제작이나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잘만 하면 대박을 터트릴 수 있으니 가히 매력적인 영역이다. 영어 스타강사의 연봉이 10억 내지 20억 대라고 하면 어떤 외국인이 믿겠는가.

 그러면 이런 환상적인 영어마술이 넘치고 귀하신 스타강사가 있어도 우리나라의 영어실력이 바닥을 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영어에 이렇게 투자하고도 모자라 틈만 나면 외국으로 나가 영어를 섭력하는데 도통 영어실력이 생각만큼 향상되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놓치는 게 하나 있다. 영어학습자의 자세다. 영어를 공부 하는 사람은 지속적으로 동기부여를 받아야 한다. 영어공부를 왜 하는지 매일 그 이유를 새기고 집중해야 한다.

 영어 학습자의 가장 중요한 태도는 짧은 기간을 정해 놓고 미쳐야 한다. 주위의 영어도사들을 보면 대부분 한동안 영어에 완전히 미쳤었다고 고백한다. 

 영어 광고 카피에 현혹돼 막연히 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지지 마라. 영어공부는 자기가 해야 한다.

 There'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세상에 공짜가 없다). 특히 영어 공부가 그렇다. 왜곡된 영어 광고에 현혹돼 누군가 떠먹여 주면 저절로 배가 부르고 소화가 잘 될 것으로 착각한다. 영어 이야기 하는데, 웬 논어 타령이냐고 할 지 모르지만, 여기에 답이 있다.

 ‘學而時習之不亦說乎’(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Isn't it joyful to learn and practice all the time? 배우고 그리고 익히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학(學)만하고 습(習)을 안하면 입이 안 열린다. 영어 학습에서 ‘때때로 익히면’의 자세가 필요하다. 익히고 익히면 보인다. 익힌 만큼 말을 할 수 있다. 

 매년 지출되는 영어 사교육비 15조 원 중 ‘광고 마술’에 빠져 내버리는 돈이 엄청나다. 환상을 쫓아 막연히 영어가 될 줄 알고 지불하는 대가다.

 고비용 저효율이 가장 만연한 곳이 영어시장이다. 영어 학습에 ‘마술’은 없다. 매일매일 목표를 잡고 꾸준히 밀고 나가는 ‘끈기’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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