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7:18 (금)
쌈박질이 더 겁난다
쌈박질이 더 겁난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0.02.22 2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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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일자리 없어 죽을 판
정치권은 티격태격 계파싸움
국력낭비 하루빨리 매듭짓기를
 국민들은 집안 싸움질에 화가 치민다.

 국가의 백년대계가 우선인가, 신뢰가 더 요구되는가. 이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정치는 현실의 토대위에서 일궈지는 것이다.

 그런데 세종시문제와 관련,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계파간의 소통은 뒷전인 채 집안 싸움질로 날밤을 지새우고 있다. 긴 기간 동안 의원총회마저 열지 못한 채 서로 간 물고 늘어졌다.

 국민은 일자리가 없어 죽을 쑤는 판인데 안중에도 없다. 계파싸움질로 국민들은 뭘 원하는지 고민하는 모습도 찾기 힘들다.

 물론 세종시수정안을 둘러싼 것이지만 여권 갈등이 급속히 악화되어 되레 국민들이 걱정해야 할 처지다.

 정치본질은 실종된 채 티격태격 계파의 목소리만 높다. 이를 두고 정책문제가 아니라 권력투쟁 때문이란 지적이다. 정책이라면 생사를 걸고 싸우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정책은 이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대안 모색과 조정이 언제 어디서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권력싸움은 본능의 싸움이어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따라서 비켜 설 곳이 없다.

 또 외길 낭떠러지인 권력싸움은 겉과 속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한마디로 권모술수요 요즘 말로는 정치공학이다.

 따라서 세종시수정안이 정치공학 차원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매듭이 풀리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강도론’에 대해 한나라당 박근해 전 대표는 작심한 듯 정면으로 반박, 그 정점에 다다른 느낌이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강도론’을 제기한 것은 세계 금융위기 등을 상징적으로 비유한 것이고 ‘일 잘하는 사람’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는 “앞뒤 선후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분초를 가리지 않고 국정을 위해 뚜벅뚜벅 일하는 대통령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고, 뒤에 ‘원론적 발언’이었다고 해명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고, 적절치 못하고, 황당하다”고 말했다.

 또 “잘못했으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하고 박 전 대표 측을 겨냥해 “최소한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도 했다. 이를 두고 국민들은 세종시수정안을 둘러싼 여권 내분이 위험지대에 다다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작금의 세종시수정안에 대한 싸움을 보면 한편으로는 분노가, 또 다른 한편으로는 무력감이 든다. 특히 지난 정권 지도자들의 품격 없음을 한탄했고, 함부로 뱉어내는 말들 때문에 부끄러웠다는 그들인 정치 지도자들의 현재 모습에 분노가 솟는다.

 새 정권에서는 그런 모습은 없으리라 믿었다. 그런데 이 정권은 볼썽사납게도 ‘강도론’으로 난리 통이다. 이런 모습을 국민은 분노해하는 것이다.

 국민이 그런 모습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안중에 없는 것 같다. 문제를 해결코자 하는 노력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만이 지나칠 정도이나 그들의 싸움을 그냥 지켜 볼 수밖에 없다. 이제 국민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선거를 통한 경고음뿐이다.

 그러나 이마저 영호남의 벽을 넘지 못한다. 그래서 더욱 무력감을 느낀다. 여권이 흔들리면 국정도 흔들릴 수 있다. 이대로 가면 죽도 밥도 안 된다.

 혼란만 증폭될 뿐이므로 출구를 모색해야 한다. 대결구도에 가려 의총도 열지 못할 정도라면 정당기능을 상실한 거나 마찬가지다.

 또 이미 입장이 다 정해졌으니 “토론이 필요 없다”는 말처럼 오만한 말은 없다. 그렇다면 정당과 국회는 왜 필요하며, 민주주의는 왜 하는가. 국회의원들의 정체성회복도 요구된다.

 계파의 일원으로 눈치만 보고 따라갈 것이 아니라 자기 판단으로 국민을 대변하는 독립자이길 기대한다. 이를 통해 수정안이든, 원안이든 당론으로 결정짓기 바란다.

 차기 구도의 문제나 계파의 권력과 연계시켜서는 결코 풀리지 않을 것이다. 또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대결이란 것에 국민들은 용납하지도 않고 좌시하지도 않을 것이다.

 집권여당의 권력싸움이 부각되면 국민은 등을 돌릴 것이다. 국민들은 감동의 정치를 보고 싶어 한다. 세종시수정안을 둘러싼 국력낭비 하루 빨리 매듭짓기를 거듭 기대한다.

박재근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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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민 2010-02-23 11:21:38
옳은말씀입니다. 무슨이유로든 우리들은 그 싸움의 소리에 이미 질려버렸습니다. 아마도 그릇이 깨지고 창문이 박살나는 소리이후에 분당의 절차를 밟을듯하지만 이미 그때는 국민이 등을 돌린뒤일듯합니다. 살아남으려면 이제라도 입을 다물고 민심을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