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0:05 (금)
단체장은 외출중
단체장은 외출중
  • 현민우 기자
  • 승인 2010.01.26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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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민우
정경부 기자
 도내 자치단체장들의 발걸음이 논란이다. 이들의 최근 행보를 보면 사실상 선거운동이나 다름없다. 노골적인 ‘표 모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 일정을 대부분 외부 행사 참석으로 짜는 등 얼굴알리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 모두가 지방선거를 의식해 행정을 빙자한 사전선거운동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한 주민은 “임기 4년 내내 선거운동만 한다”고 비난했다.

 문제는 단체장들의 이 같은 행보 때문에 일반 행정업무 처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자리에 앉아 일반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데 하루에 몇 분이나 될지 모르겠다. 한번 훑어보고 서명하는 것으로 일상적인 업무를 대신하고 있지는 않는지 묻고 싶다.

 주민들은 “혈세가 엉뚱한 곳에 사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때마다 단체장들은 “염려하지 말라”는 답변으로 대충 넘기기 일쑤다.

 특히 지역 여론주도층이 하는 행사에는 꼬박꼬박 얼굴을 내밀어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입으로 퍼지는 ‘구전’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체장들로선 이같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오히려 더 편하다고 한다. 차기 지방선거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회의원의 지역구 행사나 당직자 챙기기에 더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

 한 자치단체장 측근은 “다른 행사를 빼더라도 지역구 국회의원의 행사에 참석해 눈도장을 찍거나 당직자들의 애경사를 챙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경남은 한나라당의 아성인 탓에 ‘공천=당선’이라는 생각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단체장이 새해 벽두부터 주민과의 대화를 빌미로 사전선거운동이라는 의혹까지 사면서 밖으로만 나돌고 있으니 부하직원들이 안에서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알 수가 없을 터다.

 이제는 청사밖 주민들은 너무 염려하지 말고 청사안에서 혹시 모를 행정의 구멍이나 뚫리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일이다.<현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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