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 보호 이대로는 안된다
금융소비자 보호 이대로는 안된다
  • 승인 2009.12.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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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회사들이 대부업법상 이자율 제한을 위반하며 초과 징수한 이자를 고객에게 돌려준다고 한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 신한, 삼성, 현대, 외환, 롯데, 하나 등 7개 주요 카드사는 다음 달까지 부당징수 이자 64억원을 고객들에게 반환할 예정이다. 카드사별 중복 고객을 감안해도 피해 고객이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은행과 보험, 캐피털, 저축은행 등을 합칠 경우 금융권 전체적으로 부당징수 이자가 100억 원에 육박하고 피해 고객도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당 징수한 이자를 돌려준다니 다행이기는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 과정을 보면 금융소비자들에 대한 보호장치가 얼마나 허술한지 알 수있기 때문이다.

 대부업법은 지난 4월22일 개정됐다. 각종 수수료를 포함한 대출금리가 이자율 상한선(연 환산 49%)을 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금융회사들은 이자율 제한 규정을 위반하며 초과이자를 챙긴 것이다. 금융당국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도 모르다가 대부업법 시행 후 반년이 지나서야 관련 지침을 정비했다고 한다. 카드사 등의 고금리 신용대출에 대부업법 위반 소지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앞서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서는 83개 금융회사가 2006년 1월부터 지금까지 대출 연체이자를 157억 원 초과 징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체기간은 대출금 만기일 다음 날부터 상환일 전날까지로 계산해야 하는데 만기일이나 상환일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이자를 더 받은 것이다.

 금융회사들의 얄팍한 상술과 금융당국의 감독 소홀이 겹쳐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니 답답한 일이다.
 금융회사들이 고객을 ‘봉’으로 여기는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은행들은 예금금리는 재빨리 내리고 대출금리는 슬쩍 인상해 소비자들이 골탕을 먹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보험사들은 복잡한 약관을 무기로 같은 내용의 보험금 청구 사안이라도 시기마다, 회사마다 다르게 처리해 불만을 사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의 실손의료보험 판매는 대표적인 소비자 피해 사례다. 실손보험은 소비자가 2개 이상의 상품에 가입하더라도 보험금은 이중으로 지급하지 않는데 중복가입자가 211만 명에 달한다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손보사들은 이러한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과당 경쟁을 벌였고 감독당국은 뒤늦게 부실 판매를 징계하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는 태도다. 오죽하면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겠는가.

 우리나라 금융회사는 독과점적 성격이 강해 소비자에 비해 우월적 지위에 있다. 그러다보니 항상 담합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소비자의 선택권은 제약을 받고 있다. 금융상품이 복잡해지고 다양화할수록 소비자의 부담과 피해는 커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미리 파악하고 선제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김종창 금감원장은 “소비자에게 불리한 제도와 관행을 모두 찾아내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며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다. 사실 금융소비자 보호는 금감원의 설립목적중 하나로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금감원장의 의지대로 새해에는 소비자 보호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독립기구를 설립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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