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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진 통합, 그 끝은 창원시의회로
마창진 통합, 그 끝은 창원시의회로
  • 김동출 기자
  • 승인 2009.12.09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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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출
제2사회부장
 ‘마창진’ 110만 도시의 태동여부는 결국 창원시의회 20명의 의원 몫이 돼버렸다. 가시권 안에 든 마창진 통합, 창원시의원들은 이제 오는 11일 그 역사적 결단을 내릴 날을 맞고 있다.

 당초 황철곤 마산시장이 ‘마창진 통합’을 최초 제기하고 나섰을 때만 해도 황 시장의 발언은 듣는 이로 하여금 일회성 선언 정도로만 치부됐다.

 기자는 당시 마산시청을 출입하면서 황 시장의 최초 통합 제의 발언을 들었는데 당시 그 느낌은 기자 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사의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3선인 황 시장이 더 이상 출마를 할 수 없게되자 인근 자치단체와의 통합을 시도하려는 게 아니냐는 식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황 시장의 거의 폭탄 선언에 가까웠던 발언은 일과성으로 그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었다.

 그런데 창원 출신의 행정안전부 장관이 발탁되고 난 이후 상황은 급박하게 진전됐고 마산시와 진해시 의회의 통합 찬성을 이끌어 내 마창진 통합은 이제 가시권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일부 시민단체서 제기하는 행정통합의 문제점들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미 지적된 문제들은 그 당위성으로 볼 때 옳다.

 주민 의사를 묻는 여론조사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 통합 찬성쪽 응답이 더 많았다 하더라도, 해당 시의회가 그 결과를 수용하고 찬성하였다고 해서 통합이 이뤄진다면 그 절차상 문제도 만만치 않다. 시민 사회단체들이 주장하는 점도 바로 이 절차 상의 문제이다.

 또한 (정부가) 통합을 너무 급하게 밀어부치고 있다는 점도 충분히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통합을) 서두르는 입장에서 보면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 이전에 마무리 짓고 싶을 것이다. 물리적으로 볼 때 남은 시간이 빠듯하므로 서두르는 것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 바도 아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나 통합을 서두르게 추진할 일은 아니다는 쪽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인구 110만의 거대도시가 탄생하는 이 중대한 사안을 서둘러서 추진하다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볼발상황과도 만날 수 있다.

 이제 마창진 행정구역 통합의 마지막 결정의 몫은 창원시의회로 넘어갔다. 창원시의회가 11일로 예정된 정례회 본 회의에서 과반수 이상으로 찬성을 할 경우 통합은 결정된다.

 반면 창원시의회가 부결하면 앞선 2개 지방의회의 찬성 의결조차 무색해져 버린다.

 통합에 바싹 다가섰던 논의는 창원시의회의 행보에 따라 통합의 마침표가 찍힐 수도 있고, 아니면 각 자치단체장의 주민 투표 요구로까지 후퇴될 수도 있다.

 이 같은 결과는 통합을 주도한 행안부로서는 생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앞서 수원권 통합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에서 창원마저 반대 의견을 밝힌다면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해 온 행안부로서는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게될 것이다.

 이 경우 해당 자치단체장이 주민투표를 발의해야 하지만 단체장이 이를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민투표가 진행된다 하더라도 유권자 3분의 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개표함을 열 수 있어 주민투표까지 갈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창원시 의회의 통합안 처리는 난항에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의회쪽에서 당초 마산ㆍ진해시의회와 같이 7일 처리하였더라면 하는 얘기들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한나라당 의원이 대다수인 창원시의회에서 반대 쪽으로 나아갈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통령이 행정통합 추진에 대해 강력한 추진을 천명한 데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사실상 공천권을 쥐고있는 소속 당이나 해당지역 국회의원의 눈치를 보지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민사회단체의 눈총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내년 선거에서 집중적으로 낙선운동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또 시민사회단체는 이미 그 같은 방침을 밝힌 바도 있다. 이래저래 창원시의회 의원들의 선택이 어려운 지경에 빠지고 있다.

김동출 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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