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20:49 (화)
장관님, 행정자율통합 주체는 누굽니까?
장관님, 행정자율통합 주체는 누굽니까?
  • 박재근 기자
  • 승인 2009.12.06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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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게임 총대 멜 이유 없다
특정지역만 공문, 무원칙 드러내
자율 취지 살리려면 주민투표 뿐
박재근
취재본부장
 창원, 마산, 진해시의 행정구역 자율통합과 관련, 행정안전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경남도민을 뭐로 보느냐는 것이다.

 창원, 마산, 진해시민을 중심으로 봇물 넘치듯 넘쳐흐르고 있다. 51개의 경남시민사회단체, 공무원 노조 등은 왜 주민투표를 않느냐며 난리다. 주민을 위한 행정구역 통합이라면 주민에 의한 투표가 선행돼야 함에도 그 방법을 달리하는 판세여서 도민들을 뿔나게 만들고 있다.

 특히 행정안전부가 자율통합을 주창하지만 속내는 주민투표를 않는 게임에 목을 메어단 형국이고 의회를 통해 손쉽게 게임을 치르려 하는 것이란 주장이다. 행정안전부가 행정구역 자율통합 대상지역으로 발표된 전국 4개 지역 가운데 마산, 창원, 진해 시의회와 도의회만 통합 찬반 의견을 묻는 공문을 발송해 그 배경에 의문이 증폭되고 지역갈등의 단초를 제공, 논란을 몰고 온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는 것이 주민들의 생각이다.

 이를 두고 자율통합이라지만 반대 목소리가 높은 타 지역과는 달리 경남의 경우 의회 구성원 대부분이 집권당인 한나라당 일색이고 내년도 지방선거와 관련, 협조를 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남 창원 마산, 진해시의 자율통합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대된다는 정부, 즉 행정안전부의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는 제고돼야 한다. 국민, 즉 민(民)이 원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모든 결정은 국민의 뜻에 달렸다는 얘기다.

 물론 대의기관으로 국회, 광역ㆍ기초의회 등은 나름대로 해야 할 몫의 역할을 위임받았다지만 그래도 가야할 길과 가지 말아야 할 길이 있다. 그런데도 정부, 즉 행정안전부는 행정구역 자율통합 대상지역인 경남 마산, 창원, 진해시의 시의원들에게 통합찬반 의결을 묻고 있다. 이와 관련, 해당지역 시의원들은 행정안전부 등에 대해 자신들이 총대를 메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볼멘소리다.

 해당지역 시의원은 행정구역 자율통합을 놓고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이후에 책임론을 제기할 가능성이 많아 정말 괴롭다는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또 행정안전부가 이들 3개 시의회에 통합(안)에 대한 찬반 의견을 제출해 달라는 시한(11일)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은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특히 행정안전부의 일방통행씩 추진도 결정여부에 따라 향후 논란의 소지가 짙다. 이는 주민투표법이 아닌 지방자치법에 근거, 의회에 의견을 묻는 절차를 밟고 있으나 자율통합의 취지에 맞게 추진하려면 가장 바람직한 것은 주민투표를 통해 절차를 밟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법과 절차상의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행정안전부가 전국 자율통합 대상지역 4곳 중 경남에만 따로 통합찬반 의견을 묻는 공문을 보낸 것과 관련, 아무리 개별적으로 건의해서 추진되는 행정구역 자율통합이지만 특정지역만 따로 정해 보낸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로 원칙 없는 자율통합 추진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 특히 행정구역 통합은 백년대계를 결정짓는 중차대한 일임에도 주민과 함께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지자체는 뒷짐을 지고 결과를 기다리는 꼴도 문제다.

 당초 제기된 통폐합과 관련, 선출직 단체장의 포효한 목소리가 주민투표와 연계해서는 왠지 말이 없는 것도 안타깝다. 경남지역 5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마, 창, 진 통합여부 주민투표 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공무원노조 등은 주민투표에 의한 행정구역 통합을 관철시키기 위한 단식농성과 삭발투쟁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시민들의 집단적 요구에 대해 창원, 마산, 진해시의회는 어떤 선택을 할지가 주목받고 있다. 또 통합(안) 찬반에 대한 안건이 상정되더라도 의결방식 등을 놓고 의원 개별 투표실시 여부와 ‘기명이냐, 무기명이냐’를 놓고도 공방이 예상된다. 행정구역 자율통합, 헛웃음이 나는 일이 많다는 한 의원의 지적은 자신의 무기력함에 앞서 정치게임은 안 된다는 것일 게다.

박재근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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