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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각층 조문객 발길 이어져
각계각층 조문객 발길 이어져
  • 승인 2009.11.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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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성가 40대에 양산대 설립… 2004년 시장 당선, 지역경제 활성화 헌신
박희태 의원 “고인 뜻 이어 큰 양산 만들 것”, 김 지사 “큰 형님 사고 당한거 같아”
 △ 검찰 소환 앞두고 농장별채서 자살

 ○…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둔 오근섭 양산시장(62)이 지난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9일 양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0분께 양산시 상북면 오 시장의 자택이 있는 농장 별채 부엌에서 오 시장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농장관리인 이모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오 시장이 발견되기 1~2시간 전 숨진 것으로 추정했으며, 시신은 양산부산대병원에 안치됐다.

 발견 당시 오 시장은 몸에 태극기와 양산시기를 두르고 있었고 “가족ㆍ애들에게 미안하다. 최선을 다해 살았다. 양산과 대한민국을 발전시켜 달라”는 내용의 유서 2장(A4용지)이 안방 탁자에서 발견됐다. 경찰과 유족 측은 유서내용 가운데 사적인 부분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결과 오 시장은 자살 하루 전인 26일 오전 11시께 춘추공원의 현충탑을 참배하고 오후 1시에는 조부 묘소를 참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오후 6시 30분께 오 시장의 고향 선ㆍ후배 2명이 오 시장 부부가 거주하고 있는 농장 주택을 방문해 오 시장 부부는 안방에서, 후배인 이 씨 등은 거실에서 이날 오전 2시께 잠을 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 시장을 소환조사할 예정이었던 울산지검은 ‘양산시장 사망관련 검찰 입장’이라는 보도 자료를 통해 “지난 9월 부동산 개발업자 A씨의 자금이 다른 부동산개발업자 B씨를 통해 양산시장 측에 전달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자 등을 상대로 수사해 왔다”고 밝혔다.

 △ 故 오근섭 양산시장은 누구?

 ○… 지역 토박이인 오근섭 시장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신문배달, 구두닦이 등 억척스런 청소년 시절을 보내다 20대 초반 양곡도매업에서 성공했다.

 그는 이어 운수업과 건설업 등으로 사업을 키워 40대에 양산대를 설립,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1995년 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 2004년 양산시장 재선거에서 당선됐다. 그는 2006년 2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 1심과 2심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후 한나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같은 해 5월 양산시장에 재선됐다.

 오 시장은 재임기간 많은 기업들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했고, 양산신도시에 부산대병원과 치의대를 유치하는 등 지역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지방재정 조기집행과 관련해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오 시장은 지난해 2월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49년만에 양산중학교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은데 이어 올해 1월에는 효암고등학교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았고 2월에는 영산대에서 명예 행정학사 학위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 박희태 전대표ㆍ김태호 지사 빈소 방문, 각계각층 조문객 발길 이어져…. 

 ○… 박희태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김태호 경상남도 지사가 지난 27일 잇따라 오근섭 양산시장 빈소가 마련된 양산부산대병원을 찾아 분향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안기섭 양산부시장과 함께 유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고인이 유서에서 당부한 것처럼 앞으로 양산을 위해 힘껏 노력하겠다” 며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소회를 밝히려면 한 시간은 이야기해야 할 것” 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이어 “고인의 뜻을 받들어 정말 큰 양산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다시 한 번 생각을 밝히자 유가족들은 “멀리서 이렇게 오게 해서 미안하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6시 20분께 오 시장의 빈소를 찾은 김태호 경남도지사는 고인에게 절을 올리다 한동안 설움에 북받치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흐느끼며 눈물을 흘려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김태호 지사는 이날 오후 언론에 배포한 ‘애도 말씀’ 자료를 통해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자수성가한 기업가이자 행정가였던 오 시장의 명복을 빌며 그 분의 열망과 업적은 시민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 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편 29일 양산 부산대병원과 양산시청, 웅상출장소 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각계각층의 조문객들의 발길이 연일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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