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9:54 (목)
낙동강, 푸른물결 출렁대면 새 문화ㆍ관광의 장 열린다
낙동강, 푸른물결 출렁대면 새 문화ㆍ관광의 장 열린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09.11.29 2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 살리기는 시대적 과제
강처럼 순리대로 소통해야
옳다면 정공법으로 처리
박재근
취재본부장
 김태호 경남지사가 강 살리기 전도사인 것에는 이론이 없다. 환경단체의 표적으로 여론의 중심에서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강은 살려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주장이었다. 정부는 27일 낙동강 살리기 함안보 기공식을 전격 취소됐다. 내달 2일 수계인 경북 달성보 기공식과 통합해 치른다는 것이 이유다. 실상은 반대론자들에 의한 충돌을 우려해서다.

 문제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이 합당하다면 계획자체가 변경 또는 취소돼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정공법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주문한다. 김 지사의 예에서 보듯이 말이다.

 물이 좋으면 다 좋다는 말이 있다. 필자의 유년시절, 우리 모두는 낙동강 물을 먹고 살았다. 그 강에서 여름이면 멱을 감았고 겨울에는 꽁꽁 언 낙동강에서 썰매도 탔고 팽이치기도 했다.

 낙동강은 분명, 우리가 태어난 곳이며 삶의 터전이었다. 굽이굽이 흘려 내리는 칠백리 물길마다 온갖 사연이 깃들고 한도 많은 곳이다. 1, 비오는 낙동강에 저녁노을 짙어지면/ 흘러 보낸 내 청춘이 눈물 속에 떠오른다. 한 많은 반평생을 눈보라를 안고서/ 모질게 살아가는 이내 심정을 저 강은 알고 있다. 2,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 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늙으신 부모님을 내가 모시고/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흘러간 옛 노래 ‘낙동강은 알고 있다’와 ‘처녀 뱃사공’이다. ‘처녀 뱃사공’에 대한 애틋함은 단지 나만의 향수는 아닐 것이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세대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 노래를 읊조렸을 터이고 그 아련한 유년의 추억이 새삼 떠오를 것이다.

 그렇다. 낙동강은 우리가 태어난 곳이며 삶의 터전이다. 이처럼 우리 민족은 강을 ‘생명의 원천’으로 삼았다. 강을 통해 희로애락을 노래하고, 또한 화려한 문화를 만들어냈다. 채만식의 ‘탁류’나 구상의 ‘낙동강’, 신동엽의 ‘금강’, 조정래의 ‘한강’, 문순태의 ‘타오르는 강’ 등의 작품에 생명줄인 강은 등장한다. 뿐만 아니다. ‘두만강’, ‘영산강 처녀’, ‘소양강 처녀’ 등의 가요에서 보듯 강은 우리 민족정서의 표상이기도 하다.

 강은 인류 문명의 원천이자 국가 발전의 젖줄이다. 나일강과 갠지스강, 유프라티스강과 티그리스강이 인류문명의 원천이듯 한강과 섬진강, 영산강과 낙동강도 마찬가지 아닌가.

 특히 영남권의 젖줄이며 우리가 살았던 낙동강, 환경오염의 심각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다.

 어린 시절 멱 감고 물고기 잡았던 옛 낙동강은 우리의 무관심과 세월의 고통을 감내하지 못하고 썩어가고 있다.

 낙동강 환경오염에 대한 심각성의 지적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그런 가운데 정부가 강을 살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즉 ‘4대 강 정비사업’이다.

 이명박 대통령 공약사업에서 출발한 ‘낙동강 대운하 사업’은 반대여론에 시달렸고 강 정비 사업으로 변형된 지금도 진행형이다.

 그렇지만 낙동강을 끼고 산 우리는 홍수와 가뭄에 시달림을 당한 그 생채기가 정비 사업을 통해 끝을 맺는다는 사실에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없다. 강 살리기 정비 사업을 통해 낙동강 경남구간 106㎞에는 새로운 문화도 조성된다. 이 물길정비를 통해 농산물 유통, 관광자원화, 레포츠 등이 본격화된다.

 특히 환경문제의 시작이자 극점인 물길 살리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강은 낮은 데로 흐르며 순리를 그르치지 않는다. 사람의 일에도 해당된다. 낙동강 살리기가 본격착수 된 시점에도 정부와 환경단체는 꽉 막혀있다. 이 모든 것들이 소통의 물꼬를 트고 물줄기를 합해 큰 강으로 흘러야 하는데도 말이다.

 낙동강을 그 시작점으로 삼자. 후세를 위한 역사가 되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그 낙동강에 푸른 물결이 출렁이고 문화와 역사가 흐르는 강, 우리의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낙동강으로 다시 태어날 그날을 기대해 본다. 또 강 살리기를 통한 녹색 혁명도 기대한다.

 오늘도 말없이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강 살리기를 통해 생명의 기운을 불어 넣어야만 한다. 희망과 감동의 물결이 출렁이도록 말이다.

박재근 취재본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