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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수출1위 자랑 앞서 소득창출 영농행정 펴야
농업수출1위 자랑 앞서 소득창출 영농행정 펴야
  • 박재근 기자
  • 승인 2009.11.22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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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에 실익ㆍ편익 돌아가는
슬기로운 현장농정 펴야
우리 농업 미래 달라진다
박재근
취재본부장
 벼랑 끝에 물린 농촌을 이대로 둘 것인가.

 1년 농사를 지어도 영농비용과 인건비를 제하면 수중에 들어오는 게 거의 없다. 쌀농사뿐 아니라 다른 농사도 적자이기는 매한가지다. 수입 농산물이 밀려오면서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부모 세대의 전출에 따른 출생아 수 감소와 고령화의 가속화는 농가 중심인 농촌사회의 공동화를 몰고 온다.

 한마디로 풍전등화와 같은 운명에 처한 농촌, 어디부터 해법을 찾아야 할 지 정말 답답하다. 이런 와중에 경남이 전국 농산물 수출 1위란 것에 희망을 걸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경남의 농업소득이 빛 좋은 개살구 격임이 드러나면서 벼랑끝에 몰린 경남농가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농산물 수출 1위를 자랑한 경남의 농가소득이 전국 최하위임이 드러나 경남지역 농업이 받아든 성적표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지역 농업의 실상을 수치로 나타낸 통계자료에 의해 그 실상이 드러났다.

 지난해 기준 지역 농업 종사자들의 소득은 2519만 원으로 전국 9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꼴찌였다. 최근 10년간 경남의 농가소득이 전국평균을 웃돈 적도 없었다. ‘뼈 빠지게 일해 봤자 손에 쥘게 없다’는 촌로의 푸념이 괜한 소리가 아니라는 게 입증된 셈이다.

 경남의 지난해 농업예산은 국비와 도비, 시ㆍ군ㆍ비를 합해 6040억 7100만 원으로 전년(4333억 1900만 원)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되레 농가소득은 13%나 떨어졌다.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느낌이다.

 그간 아쉬운 점도 많다. 농정 당국의 갖가지 정책과 더불어 그간 예산 조기 집행 등 농촌경제를 활성화하고 영농의욕 고취, 농업경영 안정 등에 집중하는 다양한 전략이 쏟아졌다.

 이 같은 농업정책에는 엄청난 혈세가 투입됐다. 창업농과 신규 후계농 육성사업 계획도 제시됐다.

 그러나 갈수록 농업생산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돈은 쏟아 부었는데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왜 그런지도 따져 보아야 한다. 가장 먼저 경남의 농업구조가 막대한 혈세를 쏟아 퍼부어도 효율을 기대하지 못할 만큼 구조적으로 취약한 게 아닌지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경우라면 암담함에 앞서 농업개조론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

 또 역대 정부가 갖가지 정책을 추진한다면서 쏟아 부은 혈세, 효율을 기대할 수 없는 엉뚱한 곳에 돈을 투입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이는 경남도는 물론이고 정부의 책임이다. 끝으로 농업 구조도 탄탄하고 정부지원금은 물론이고 농민들의 돈도 제대로 투입했다면 당연히 잘사는 농촌의 기대감에 앞서 한숨짓는 적자영농은 면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도 매년 적자의 폭은 늘어난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영농비용과 인건비 상승 등에 그 원인도 있겠지만 유통과정에서 상인들이 잇속을 과다하게 챙기는 것은 방지돼야 한다. 들녘에서는 헐값에 처분해 소비자는 비싼 값을 치러야하는 유통구조의 혁신에서도 그 길을 찾아야 한다. 한마디로 농민은 뼈 빠지게 일해 상인들의 배만 불리지 않았는지 의심해볼 수 있다.

 이는 어떤 경우든 반드시 치유해야 한다. 지난해 경남의 농업 종사자 자살 사고는 발생 건수 면에서 전국 1위(102명)였다. 병고와 빈곤, 가정불화 등이 주원인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경남도가 힘주어 강조했던 ‘친환경농업’ 비중은 생산량 기준 6.7%를 차지, 전국 평균(12%)을 밑돌았다. 친환경 인증면적도 경남은 전남의 11.5%에 불과했다. 그러나 경남은 지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1번 연속 전국 농수산물 수출 1위다. 자타가 공인하는 수출농업의 전진기지로 자리했다. 또 경남도의 농수축산물 차별화, 명품화 행정에도 기대를 건다.

 그러나 그 영광이 농촌현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농가에 실익과 편익이 돌아가는 현장의 농정, 생산적인 농정을 펴야 한다.

 지금 벼랑 끝에 직면한 위기의 우리농업, 어떻게 대응하고 얼마나 슬기롭게 헤쳐 나가느냐에 농촌과 농업의 미래가 달라진다. 농업인들도 변화를 받아들이는 발상의 전환, 파이어니어(pioneers)정신이 더욱 요구된다.

박재근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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