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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은 민심에 더욱 귀 기울여야
정부 여당은 민심에 더욱 귀 기울여야
  • 김동출 기자
  • 승인 2009.10.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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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출
김동출 사회부장
 한나라당이 10월 재보선에서도 민심의 매서운 심판을 받았다. 5곳에서 국회의원을 다시 뽑은 이번 재보선에서 비록 2석을 건지긴 했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성적표는 ‘참혹’ 그것이다.

 한마디로 이번 재보선 결과를 정리하면 민심은 ‘MB정부에 회초리 들었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최근 정부 여당은 MB의 지지율이 상승곡선으로 전환하자, 상당 부문 고무된 것으로 보였다. 그 결과 민심은 ‘교만해진’ 정부나 여당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지금 국민의 최대 관심사는 ‘신종 플루’다. 고 위험군에서만 사망자가 나오는가 했더니 이제는 건강한 20대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발병자가 급증하면서 그야말로 ‘어찌할 바’를 모를 지경으로 우왕좌왕하고 있다.

 기업체나 사회 모든 부문에서 ‘경제’보다도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상한 지 오래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의료진에 우선 백신을 투여하겠다고 하고 학생들에게는 다음달 중순께야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대책을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는 안심을 하고, 개별 위생에 유의하면서,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도대체 그런 대책이라면, 누구나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누가 그런 말을 못하겠는가. 한마디로 자기 스스로 몸조심하고, 기다려달라는 것인데, 국민들은 이런 말에 너무나 실망스럽다.

 그 모양새도 한마디로 가관이다. 신종 플루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온 것은 지난 5월 경의 일이다. 그리고 가을이 되고, 본격 추위가 찾아오면 대유행 시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고도 이미 나왔다. 보건복지가족부조차도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국민 얼마가 감염되고 사망자도 수천에 달할 것이라는 보고서도 내놓았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무려 5개월여가 지난 10월 말에야 첫 공식 백신 접종을 시작한 것이다. 도대체 그 기간 동안, 정부가 한 일은 무언가?
 정부로서도 신종 플루 백신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해왔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백신확보를 위해 애를 썼다는 것도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는 ‘정부가 아무 일도 한 일이 없는 것처럼’ 비춰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정부 여당이 인정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정부 여당은 어마어마한 ‘금고’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따라서 ‘돈’이 없어서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아닐 것이다. ‘돈’문제가 아니라면 무엇이 문제였던가. 국민들은 이런 점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일단 의료진부터 먼저 접종을 시작하고, 학생들은 다음달 중순 경에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를 거꾸로 말하면 학생들에게조차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그 사이 확보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뿐만 아니다. 본보 보도를 보면 1차 접종대상자인 의료진에게도 충분한 백신 공급이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해지역 거점 병원 두 곳의 경우만 보더라도 의료진 수의 반에게 접종할 수 있는 정도의 백신이 공급됐고 나머지는 언제 공급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차원을 넘어 어처구니가 없는 일에 속한다. 이런 점에서 국민은 정부 여당이 하는 일이 요즘 못마땅한 것이다.

 다른 면에서 보면, 국민은 정부 여당이 하는 일에 점차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당은 야당이 정부가 하는 일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야당의 목소리에는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으려 한다.

 새 정부 초기부터 시행해 온 이른바 ‘부자감세’ 정책도 국민들의 민심이반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결국 정부가 거둬들일 세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됐다고 하고 그러니 빚을 내 나라살림을 살겠다고 하는데 좋아할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

 지금 정부 여당이 할 일은 민심을 수습하는 일이다. 그리고 민심을 수습하는 길은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여당의 눈높이를 국민의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만약 이런 일이 소홀히되고 계속된다면, 국민은 지난 정권에서 등을 돌리듯, 그런 일을 또 다시 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

김동출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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