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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싱글족 급부상과 저출산,국가경쟁력 저해한다
골드싱글족 급부상과 저출산,국가경쟁력 저해한다
  • 승인 2009.10.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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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인구 증가율 감소 기점
단순 보조금 지원만으론 한계
출산ㆍ육아부담 더는 정책 시급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저출산과 고령화로 한국의 미래가 시들고 말라간다. 한국은 세계 193개국 중 저 출산 1위의 영광된(?) 자리를 꿰찼다.

 한국의 영광은 또 있다. 자살률 세계 1위, OECD 국가 중 40대 사망률 1위며 고령인구의 소득빈곤률 1위, 근로 시간 1위, 아빠가 아이와 지내는 시간 꼴찌, 청소년 주관적 행복지수 꼴찌, 평균 사교육비 OECD 평균의 10배, 비정규직 비율 최고, 부동산 버블 세계 1위, 자영업자 비율 세계 1위, 여성권한척도는 100여개 국가 중 68위이다. 숨 막히는 통계수치들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 한 명당 마신 소주는 74병이며, 맥주는 110병이라고 한다. 그럼 술 소비량은 무엇을 말해 주는가? 긴 근로시간의 스트레스를 집 바깥에서 동료와 친구들과 해결한다는 의미다.

 바꿔 말하면 한국인들은 가정적인 것 같지만 가족 중심적인 생활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이른 탓에 골드싱글족마저 날로 급증, 저출산ㆍ고령화 시대에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위협요인이다.

 딱히 결혼을 안 하겠다는 건 아닌데 사회적 성공과 자기계발, 결혼 중에서 결혼이 후순위로 밀릴 때가 많다. 나이 먹을수록 눈만 높아지고 혼자 사는 데 익숙해지는 것 같다.

 국내 모기업 대리, 연소득 5000만 원대인 M씨(34), 주말이 다가오면 소개팅 거절하기에 바쁘다. 토요일엔 사회인스포츠클럽에서 활동 하거나 골프를 치고, 일요일은 쉬면서 책을 읽는 게 불변의 스케줄이다.

 주변에서는 왜 결혼을 않느냐고 성화지만, 외적 조건으로 상대를 평가하는 선이나 소개팅으로 시간을 허비하느니 운동 하고 책 읽는 게 훨씬 낫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른바 ‘골드미스터’다. 결혼하지 않은 고소득ㆍ고학력 남성 ‘골드미스터’가 ‘골드미스’보다 40%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미스터는 최근 6년 새 6.4배나 급증, 고소득 전문직의 결혼 기피 현상이 주로 여성들의 문제라는 통념을 깼다.

 노동부 산하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펴낸 연구보고서 ‘고학력 전문직 미혼 남녀의 취업구조 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대졸ㆍ연소득 4000만 원 이상의 30~45세 미혼 남성이 2001년 6441명에서 2007년 4만 1293명으로 폭증했다. 같은 조건의 ‘골드미스’도 2001년 662명에서 2007년 2만 9659명으로 크게 늘었으나, 골드미스터보다는 약 1만 2000명 적었다.

 전체 취업자 중 골드싱글족의 비율도 높게 높아졌다. 골드미스터는 2001년 전체 남성 취업자 중 0.04%였으나, 2007년에는 0.26%로 6.5배 증가했다.

 여성 취업자 중 골드미스 비율도 같은 기간 0.01%에서 0.21%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골드싱글족이 급증한 데는 결혼적령기의 연장,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노동의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산업 발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지만, 주요 변인은 성별에 따라 다른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미스가 결혼을 미루거나 기피하는 데는 여성의 고학력화로 인한 사회진출 확대 및 지위 향상, 경제력이 가장 큰 영향을 준 반면, 전통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고 고소득 근로자가 많았던 남성 중 골드미스터가 급증한 것은 자유분방한 신세대적 가치관과 개인주의 성향으로 인해 결혼의 필요성이 약화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골드싱글족은 유통ㆍ패션ㆍ가전 업계의 마케팅 전략과 맞물려 선망의 대상으로 부상하며 각종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지만, 저출산ㆍ고령화 시대에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위협요인이다.

 골드싱글족의 규모가 전체 취업자 중 0.3%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우리 사회에 새로운 삶의 방식과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2018년이면 고령화 사회다, 복지도 중요하지만 일하는 사회정책이 요구된다.

 2020년 인구 자연증가율이 마이너스 기점이다. 출산비용 몇 십만 원 지원이 출산정책이 아니다. 보조금과 출산 관련 휴가,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시스템, 직장(고용)문제, 양육과 교육을 걱정하지 않는 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다.

 결혼과 함께 삶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 조성, 출산과 육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부 차원의 다양한 정책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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