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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의료] 배 속 구조물이 빠져나오는 ‘성인 탈장’ (하)
[건강과의료] 배 속 구조물이 빠져나오는 ‘성인 탈장’ (하)
  • 승인 2009.09.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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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마산삼성병원 외과 교수
 탈장의 증상 및 진단은 대부분의 경우 장이나 장간막등 배 속 내부의 구조물들이 빠져나와서 서혜부를 비롯한 탈장부위에 메추리알 혹은 심하면 계란 1/2 크기로 불룩하게 튀어나오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며, 소아의 경우라면 보호자의 설명으로 충분이 진단이 가능하다. 크기가 작아서 증상 및 환자의 설명이 모호하고 불확실한 경우에는 초음파검사 등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탈장이 오래돼 탈장의 입구가 충분히 굵고 큰 경우에는 장이나 장간막 등 내용물들의 출입이 쉽게 되어, 복부에 힘이 주어지는 일을 하거나, 배변시, 기침 등으로 복압이 증가됐을 때 탈출됐다가, 누워서 쉬거나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는 탈장이 교정되는 증상이 반복된다. 이런 경우 실제로 장이 탈장낭에 끼여서 혈류가 차단되는 감돈현상은 잘 일어나지 않고, 수년씩 탈장을 가지고 불편함 없이 생활하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탈장낭의 입구가 좁은 경우에는 오히려 증상이 심각해 한번 탈출된 장이 잘 정복되지 않고 끼여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감돈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혈류가 차단된 채로 수 시간이 경과된 뒤에는 감돈된 장의 일부가 썩어 버리는 교액 현상이 유발되어, 급기야는 응급으로 복부를 개복해 일부 교액된 장을 절제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 되기 쉽다. 수년간 가지고 지낸 탈장이라도 위와 같은 교액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하며 미리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응급실 상황에서 탈장을 수술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감돈된 장이 손으로 정복되지 않을때, 장이 썩는 단계까지 진행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응급수술을 권하게 된다. 이런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탈장은 편안한 시간에 환자의 상태를 충분히 파악해 계획되고 안전한 수술로 탈장을 교정하는 것이 올바른 치료원칙이다.

 어떤 상황에서 감돈이나 교액성탈장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으며, 비교적 간단하고 안전하게 탈장 교정을 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피할 수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 ‘오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것은 탈장의 경우 아주 적당한 비유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탈장 수술은 복부의 근육과 근막과 서혜부의 근막 및 인대를 서로 봉합해 복부와 허벅지 부위의 약한 벽을 보강하는 수술을 시행했고, 실로 다양한 방법의 수술법이 소개되고 시행됐다. 그러나 수술 후 통증과 재발이라는 고민거리를 해결하지 못하고 수술 후 약 3~4주는 환자의 보행이 힘들 정도의 고통이 있는 수술이었다.

 최근에는 인공막을 사용한 무장력수술이 보편화되어 이러한 문제를 상당히 많이 해결하게 됐다. 무장력수술이란 복부와 서혜부를 단단하게 결찰하여 봉합하는 기존의 수술방법인 경우 쪼여진 복부와 서혜부의 긴장도가 증가되고 장력으로 인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반면, 탈장되어진 약한 복벽사이를 인공막을 사용해 공간을 대체함으로써 장력으로 인한 수술통증을 많이 경감시키는 원리다. 그러나 사용되어진 인공막이 평면적이어서 입체적인 탈장의 공간을 완전히 보강하지 못하는 경우 기존의 수술보다는 흔하지는 않지만 탈장이 재발되는 약점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본원 및 전국적으로 시술되어지고 있는 인공막(PHS:Prolen Hernia System)의 경우 2중으로 탈장을 막을 수 있는 입체적 구조로써 기존의 수술방법과는 개념적으로 상당히 차별화 되는 특출한 방법으로 탈장을 교정해 시술한 수십 명의 환자에서 기존의 수술방법보다는 임상적으로 상당히 좋은 경과와 통증의 경감효과를 거두고 있다.

 탈장을 간단하고, 쉽고, 적은 고통으로 교정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큰 병으로 키워서 여러 가지 심적, 경제적 손해를 보는 것보다는 미리 미리 대비해 예방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

최승호 마산삼성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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