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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960년대 말까지만 하여도 사람의 몸에 기생하는 ‘이’를 없애기 위해 내복이나 머리에 농약가루를 뿌린 기억이 있다. 1970년대에는 군부대에서 이를 퇴치하기 위하여 저녁 점호시간에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에‘린덴’이라는 농약 주머니를 달고 있지 않으면 기합을 받았던 적이 있다.
이와 같이 농약은 한때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으며, 농작물 재배에 가장 문제가 되는 병해충과 잡초를 방제함으로써 농작업의 생력화와 농산물의 생산량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면서 주곡의 자급 달성을 이루게 하였다.
그러나 녹색성장이라는 올해의 화두가 더욱 힘을 얻게 됨과 동시에 안전한 식품생산을 위한 수단의 하나로 친환경 농법이 널리 보급됨에 따라 농사에서 전적으로 농약에 의존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인 추세에 부응하기 위하여 농촌진흥청에서도 화학 농자재인 농약과 비료의 기준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고 이들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연구나 친환경유기농 재배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고 있어 그 결실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농사에서 농약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러나 농사에서 안전한 기준을 지킨 최소한을 사용하는 농약은 필요하지만 오남용하는 농약은 해악이다. 그래서 농약은 필요악의 양면성이 있다.
홍무기 국립농업과학원 농산물안전성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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