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공포와 치료제 ‘타미플루’
‘신종플루’ 공포와 치료제 ‘타미플루’
  • 김동출 기자
  • 승인 2009.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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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출
제2사회부장
 ‘신종 플루’로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한 때 국민 중 800만 명이 감염될 가능성이 있고 그중 2만 명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 여론으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도대체 ‘신종 플루’는 어떤 병일까? ‘신종 플루’는 한 마디로 독감 바이러스이다. 여태까지 지구 상에 존재했던 독감 바이러스의 한 종류로 변종의 하나다.

 그러면 여태까지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을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은 “너무 많았다”이다. 그런데도 마치 ‘신종 플루’로 수 많은 사람들이 사망할 것이라는 식의 인식은 지나치다. 사람들이 필요 이상으로 공포에 떨고있는 것이다.

 학교는 휴교령을 내리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는 가급적 자제하고… 이런 것들도 필요할 수는 있다. 그러나, 지나치면 사람들로 하여금 공포심만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신종 플루’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A형이라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ㆍBㆍC형 세 가지가 있는데 이 중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건 AㆍB형 두 종류다. B형은 증상이 약하고 한 가지 종류만 존재한다.

 그러나 A형은 시시각각 상태가 변하면서 대유행과 소유행 독감을 일으킨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증식을 약화시키는 약물은 오셀타미비르(상품명 ‘타미플루’)ㆍ자나미비어(상품명 ‘리렌자’)ㆍ아만타딘ㆍ리만타딘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아만타딘과 리만타딘은 A형 인플루엔자에만 듣고 투약에 따른 내성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이 커 요즘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타미플루’는 스위스의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리렌자’는 영국의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 각각 판매 중이다.

 ‘타미플루’와 ‘리렌자’ 모두 인플루엔자 AㆍB형 감염의 치료 예방에 쓰인다. 치료 목적일 때는 증상이 생긴 지 이틀 안에 시작해 닷새간 투여한다. 예방 목적일 경우에도 환자 등과 접촉한 지 이틀 안에 투여해야 한다. 다만 투여량은 치료 목적일 경우의 절반 정도다. ‘타미플루’는 알약으로 먹을 수 있는 데 비해 ‘리렌자’는 입으로 들이마시는 흡입제 형태다.

 ‘타미플루’와 ‘리렌자’와의 관계도 재미있다. ‘타미플루’를 처음 개발한 회사는 미국의 신생 제약사 ‘길리어드’다.

 그런데 이 ‘타미플루’ 개발을 주도한 이는 재미 한국인 과학자 김정은 박사다. 그는 94년 세계적으로 알려진 과학 전문 주간지 ‘네이처’에 실린 ‘리렌자’ 관련 논문을 보고 ‘타미플루’를 구상했다고 한다.

 인플루엔자 치료제를 먹는 알약으로 개발하면 ‘리렌자’보다 개발은 늦지만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결국 1996년 김 박사팀이 개발에 성공했고, 스위스의 ‘로슈’사가 이 특허권을 사들였다. 1999년 미국ㆍ캐나다ㆍ스위스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먹는 ‘타미플루’는 이후 흡입하는 ‘리렌자’를 누르고 시장의 90%를 차지하게 됐다.

 우리나라 제약업계는 ‘신종 플루’ 치료제를 독자 개발해 놓지 못했다. 그래서 ‘타미플루’ㆍ‘리렌자’ 같은 치료제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국가가 이같은 사태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우리 정부는 전체 인구의 11%에 해당하는 531만 명분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인구 대비 20% 비축량을 확보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정부는 서둘러 백신을 구입하려 동분서주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보다는 ‘타미플루’의 복제약 생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웅제약은 최근 ‘타미플루’ 원료 합성기술 등 복제약 생산 준비를 마쳤다.

 이 외에도 삼진제약ㆍ대한뉴팜ㆍ한국유나이티드제약ㆍLG생명과학ㆍ한미약품ㆍ종근당ㆍ유한양행ㆍ일양약품 등 10여 개 사가 ‘타미플루’ 복제약 생산과 확보에 적극 나섰다.

 이들과 달리 ‘녹십자’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마무리 짓는 중이다. 녹십자는 일본 제약사 ‘시오노기’와 공동으로 한국ㆍ일본ㆍ대만에서 다국가 임상시험을 해왔다. 지난 달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 시험에 성공해 정부의 판매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결론적으로 11월 쯤에는 학생, 노약자 등 우선접종대상자 1336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이 확보된다. 그 이전에도 ‘신종 플루’로 확진되면 이미 확보돼 있는 치료제로 완케될 수 있다. 그러니 미리 공포에 떠는 건 올바른 대응이 아니다.

김동출 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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