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의료] 루이 14세도 고생했다는 ‘치질’
[건강과의료] 루이 14세도 고생했다는 ‘치질’
  • 승인 2009.08.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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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칠
김해굿모닝대홍병원 원장
 기원전부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치질로 고생한 유명한 왕이나 정치가들의 얘기와 그 치료법에 관한 기록들이(이집트 파피루스기록, 함무라비법전, 히포크라테스의 의학서, 황제내경 등) 아직도 전해져 오는 걸 보면 예로부터 치질이 사람들을 자주 괴롭혀 온 오래된 질환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이나 조선의 왕들 뿐만 아니라 중세 유럽의 루이 14세도 치루 때문에 고생하다 의사에게 수술을 받은 기록도 전해진다.

 치질이라는 말은 항문에 생기는 여러 가지 질환들의 총체적인 개념으로 알려져 있는데 치핵, 치루, 치열 등이 그 대표적인 치질 질환이다.

 배변시 항문에 뭐가 튀어 나오거나, 통증을 느끼거나, 출혈이 있는 것을 치핵이라 한다. 항문주변부위에서 고름이 나오는 것을 치루라 하고 이런 치루는 그 합병증의 위험성 때문에 빨리 수술을 해야만 완치될 수 있다. 배변시 항문이 찢어져서 피가 나오고 이때 통증을 동반하는 병이 치열이다. 급성치열인 경우 약물치료를 하기도 하지만 만성인 경우 수술을 해야만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이런 치질 질환 중 가장 많고 대표적인 것이 치핵이다. 치핵이 생기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관계되는데 가족력, 술, 변비, 그리고 생활습관 등도 모두 중요하지만 치핵이 생기는 가장 중요한 발병기전은 항문주변부 혈관들의 지속적인 혈류지체라고 알려진다.

 기어 다니는 네발 짐승들은 치핵이 거의 없지만 직립보행을 하고 앉아서 배변을 하는 인간들만이 유일하게 치핵이 생기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배변시 오랫동안(5분이상) 앉아서 힘을 주거나 변비가 있어 변을 보기위해 항문에 과도한 힘을 가할 경우에 항문주변부 혈관들에 피가 많이 몰리게 되는데 이렇게 혈액이 저류되게 되면 혈관이 늘어나고 혈관벽도 얇아지게 되면서 피가 원활하게 순환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 저류된 피도 점차 굳게 되고 주위조직들까지 변성이 일어나게 되면 혹처럼 돌출부위가 생기게 된다.

 이런 배변습관들이 지속될수록 돌출부위가 점점 커져 배변시 치핵이 항문 밖으로 빠져 나와 통증을 유발하고 자주 출혈도 동반하게 된다.

 임신기간중에 임산부들의 치핵빈도가 더욱 높아지는 이유도 자궁속의 아기가 자람에 따라 자궁전체의 크기가 점차 커지면서 항문이나 직장부위를 누르게 되니까 항문주위부의 혈류지체와 혈류순환장애가 일어나 치핵빈도가 높아지게 된다.

 이미 치핵을 가지고 있는 임산부들은 배변시 화장실에서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고 자주 온수좌욕으로 항문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줘야한다.

 치핵이 있으면 느끼게 되는 주요 증상들을 보면 배변시 통증을 느끼거나, 혹 같은게 튀어 나오거나, 출혈이 있거나 하는게 대표적이다.

 이때의 출혈은 주로 선홍빛의 선혈이고 대장의 다른질환 특히 대장암이 있을때의 검붉은 출혈과는 구별이 된다. 그리고 출혈뿐 아니라 다른 증상들도 술을 먹거나 과로를 했을 때, 그리고 심한 변비나 잦은 설사가 있을 때에는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의를 해야만 한다.

 배변시 돌출되는 혹과 연계된 치핵의 분류법이 있는데 1도치핵은 배변시 돌출되는 것은 없으며 불쾌감및 가끔씩의 출혈은 있을 수 있다. 2도치핵은 배변과 함께 돌출은 있지만 배변후 저절로 들어간다. 3도치핵은 배변시 돌출이 있고 배변후 손으로 집어 넣어야 들어간다. 4도치핵은 배변과 상관없이 항상 돌출돼 있고 들어가지 않는다.

 이중 1도와 2도치핵인 경우에는 대개 온수좌욕(물의 온도는 40도정도가 적당)이나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3도 이상의 치핵은 수술치료를 해야만 완치될 수 있으므로 누구든지 배변시에 평소와 다른 느낌이 있다든지 혹은 출혈이 있게되면 빨리 대장항문전문의를 찾아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이선칠 김해굿모닝대홍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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