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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페로몬과 소통
[기고] 페로몬과 소통
  • 승인 2009.08.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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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경남지방조달청장
 흰개미는 여왕이 분비하는 페로몬이 일개미의 난소 발육을 억제해 수컷개미들이 다른 일개미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꿀벌도 마찬가지로 여왕벌은 자신을 핥는 일벌의 입을 통하여 페로몬이 무리 전체로 전달되어 수컷들에게 여왕의 존재가 인식되게 한다. 누에나방은 암컷에서 분비되는 페로몬이 수컷을 유인하는 강력한 물질로 작용하여 수컷이 수 킬로미터 밖의 암컷을 찾아가기도 한다.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동물들은 화학물질인 페로몬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그 결과, 특정한 행동을 하거나 억제하기도 한다. 포유류의 한 종류인 사람도 페로몬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람은 동물과는 달리 이성과 문화가 발달하여 페로몬의 영향을 적게 받지만, 상대방의 체취에서 나오는 특정한 페로몬의 작용으로 심리상태에 변화가 온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 있다.

 그러나 사람은 이러한 원초적인 수단보다는 주로 말과 글로써 의사 표현을 한다. 말과 글은 페로몬과는 달리 깊은 생각이나 상황을 상대방에게 전달하여 상대방이 적절한 행동이나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같이 사람은 글과 말을 무기로 다른 사람과 친분을 맺고 문화를 창조하며, 나아가 사회를 이루고 그 속에서 소통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일로 만난 사람들 중에 그 일을 떠나 친하게 지내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 의외로 많다.

 또한 공적(公的)인 일이 끝나면 개인적 관계로 전환되지 못하고 상대와의 관계가 끊어지는 경우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상대방과의 관계를 이어가려면 시사,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매개로 말과 글로서 상대방과 꾸준히 교류를 갖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되지만 잘 되지 않는 것은 필자도 어쩔 수 없는가 보다.

 7월초 경남지방조달청장으로 부임한 필자는 이제 경상남도라는 지역사회와 진정으로 소통(疏通)하려 한다.

 조달청이 상반기에 재정 조기 집행을 통하여 경기회복에 크게 기여한 것을 최일선에서 홍보하고, 앞으로 그린조달과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글이나 전화보다는 현장에서 지역주민과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지역단체장 들을 만나 조달청이 어떻게 지원할까에 대하여 소통(疏通)할 때다.

 우리 경남청은 지방기업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상반기 지방기업에 1조 300억 원을 지원하였으며 이 가운데 중소기업에만 9600억 원을 지원했다.

 지방기업 지원실적은 전체 조달사업실적 1조 1649억의 89% 수준으로 조기발주를 독려했기 때문인데 이같은 우리 청 사업을 널리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 경남청은 올 상반기 침체된 경기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 발주지원팀을 구성해 지자체 등의 공공사업 조기발주를 독려하는 한편 계약 행정소요 일수를 대폭 단축해 운영했고 이를 위해 공사 및 물품제조 현장방문 설명회를 수차례 열어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했다.

 우리 청은 앞으로도 녹색성장제품 구매와 중소기업제품 판로 확대, 4대강 살리기 등 정부 역점사업의 효율적인 지원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적극 기여할 계획이다.

이종걸 경남지방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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