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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나 아니면 쪽박마저 깨려는가
부산, 나 아니면 쪽박마저 깨려는가
  • 박재근 기자
  • 승인 2009.07.19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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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밀양 아닌 가덕도 홍보전
‘견강부회’ 경남도민 분노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부산, 정말 왜 이러십니까. 한판 붙자는 겁니까” 현안마다 경남 이익에 반하는 엇박자를 건 적이 한 두 번인가. 어깃장도 유분수지 남의 안방에까지 쫓아와 입지선정을 앞둔 동남권 신공항의 부산 가덕도 유치 홍보전을 펼친다니 이래도 되는가.

 이는 경남의 지역별 편 가르기에 나선 것이며 경남의 시ㆍ군 간 갈등을 조장, 부산 가덕도를 선정토록 하려는 위험한 발상으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이 남인가. 1963년 1월 1일, 부산은 경남에서 분가해 부산광역시로 태동, 경남을 모태로 해 국내 제2의 도시로 자리 잡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벌써 40년, 이웃사촌보다 못한 남으로 변했다. 부산은 경남으로 이전, 확정된 해양경찰청을 뺏고 신항의 관할권을 둘러싼 분쟁에다 양산ㆍ김해시의 부산권역 통합을 주장하는 등 정말 점입가경이다.

 경남을 제집마냥 휘젓고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진해시 일부도 부산권역 통합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폈다. 이해 당사자인 경남은 안중에도 없는가를 되묻고 싶다.

 경남과 부산은 울산과 대구, 경북 등 영남권역 5개 시ㆍ도가 공동 추진, 정부로부터 동남권 신공항의 건립 건을 따냈다. 현재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는 가덕도가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재입에 맞는 온갖 여론을 확대재생산, 안다리를 걸고 나선 후 이제는 부산시의회가 전면에 나선 꼴이다.

 당초 부산시가 제안, 영남권 5개 시도가 정부의 입지선정에 동의한다는 협약을 거부, 부산시는 서명을 않고 있다. 이는 부산을 제외한 경남은 물론이고 울산, 대구시, 경북도 등 4개 시ㆍ도는 밀양을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후 부산시는 공사비 과다, 소음 민원을 들고 나섰고 접근성 시비 등에도 상대적 비교우위론에 밀리자 경남의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려는 홍보전에 나선 것으로 이해될 수밖에 없다.

 부산시는 신공항이 밀양으로 선정될 바에야 차라리 무산되거나 현 김해공항을 확장한다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인 것 같다. 남이 잘되는 꼴은 봐줄 수 없다는 것에서 비롯된 치졸함일까. 부산시의회가 거제, 진주 등 경남의 안방에서 가두캠페인을 벌이는 등 가덕도 유치 불씨를 지핀다니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무는 격도 이럴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거제, 진주는 밀양보다 부산이 가깝다. 그러나 서부권역 주민들의 머리위에 ‘물 폭탄’을 씌워 진주 남강댐 물을 먹겠다는 것도 잊었는가.

 2010년 12월 말 거가대교개통을 빌미로 해 접근성을 앞세운 구밀복검(口蜜腹劍)그 자체인 홍보전략, 지양돼야 한다. 오죽했으면 대구시장이 기자회견을 자청, 부산을 제외한 4개 시도가 동남권신공항을 추진하자고 제의했는지를 되새겨야 한다.

 부산, 현안마다 경남 이익에 반하는 엇박자를 건 적이 한 두 번인가. 땅따먹기도 유분수지 일방통행식인 행정구역편입 주장에서 이제는 경남 안방에서 홍보전을 펼치겠다니 정말 가관이란 생각이 앞선다. 행정구역개편이란 덫을 놓고 그 허울아래 편입을 통한 시역 확대 계획에서 이제는 동남권 신공항 유치를 위해 경남 지역 간 분란을 자초토록 해서야 되겠는가.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를 되묻고 싶다. 논의 자체의 효율성과 생산성은 차후로 치자. 일방적으로 접근하는 그 조악한 추진방식이 “도대체 뭘 겨냥한 것이냐”고 묻고 싶다. 입지선정을 앞둔 분란으로 좌초될 수도 있다는 심각함도 인식해야 한다.

 이슈화돼 논쟁이 일어도 손해 볼 장사는 아니란 말인가. 정말 그렇다면 이 또한 더욱 큰 문제다. 부산 가덕도가 아니면 안 되는가. 그럴 바에야 김해공항 확장인가. 쪽박을 깨려는 부산의 견강부회(牽强附會), 경남도민을 정말 뿔나게 만든다.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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