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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도 많고 恨도 많은 마산 옛 한국은행 터
탈도 많고 恨도 많은 마산 옛 한국은행 터
  • 김동출 기자
  • 승인 2009.07.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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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출
제2사회부장
 교도소 터여서일까. 1909년께 일제가 세운 교도소로 애국지사들이 숱하게 드나들었던 그 자리…. 우리로서는 결코 잊지 말아야 될 역사적인 장소 마산교도소가 지금의 회성동으로 이전한 이후에 한국은행 마산지점이 들어서 면서 그 영욕의 역사를 씻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 땅은 곧 경매에 들어가는 신세가 된다. 한국은행이 창원으로 옮겨간 후에는 한국부동산신탁(주)의 소유로 돼 있다가 (주)코오롱건설이 나서서 한 때 이 땅에 쇼핑센터를 지을 것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다 이 마저도 여의치않자 법원에 의해 경매가 진행된 것.

 법원으로부터 이 땅을 경락받은 회사는 주택건설업체인 (주)부영이다. 마산 시민들에 의해 ‘시민공원 조성’ 운동이 한창 일던 그 때였다.

 이 때도 마산시민들 사이에서는 시민공원 조성을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갔다. 한 쪽에서는 역사광장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했고 한 켠에서는 그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1500평 규모에 지나지 않는, 별로 규모가 크지도 않은 공원을 꼭 조성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러는 사이 (주)부영이 이 땅을 84억 3000만 원의 입찰가로 낙찰을 받아버린 것. 1ㆍ2차 경매에서 응찰자가 없어 유찰되는 등 사연을 겪은 이 땅은 이후 (주)부영의 소유로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2003년 12월 11일의 일이다.

 이 옛 한국은행터가 2009년에 들어 다시 인구(人口)에 회자되고 있다. 이번에는 이곳을 원형광장으로 개발하자는 것이다.

 마산시는 원래 현재 불종거리 코아 양과장 뒷편을 원형광장으로 조성, 상권도 살리고 이 지역의 재개발도 꾀하자는 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는 곧 마산시의회의 반발에 부닥치게 된다.

 우선 코아 뒤쪽은 보상비가 엄청나고 보상협의가 안될 경우에는 사업추진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 이에 대한 대안으로 대주된 게 바로 구 한국은행 터를 매입, 이곳에 원형광장 등을 조성하자는 여론이다.

 이 때쯤 (주)부영 쪽에서도 주목할 만한 ‘시그널’이 나왔다. 부영 측에서 “마산시민이 원한다면 매각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점이 노출됐다. 문화광장을 추진하려는 터 매입비를 140억원 대로 추산한 자료가 알려지면서부터다. 이러자 이번에는 마산의 시민사회단체가 지나치게 높게 평가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실제로 마산시는 도심 테마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소유권자인 부영으로부터 140억원 대에 이 땅을 매입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오동동 도심 테마공원 조성 부지취득동의안’을 오는 20일 개회하는 시의회 임시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부영이 84억원에 낙찰받은 땅을 시가 140억 원 대에 매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 주장한다.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지난 2003년 법원 경매가격인 84억 원에 마산 시민들이 돌려받는 것이 온당하다”는 시각을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특히 “지난 5월 발표한 개별공시지가를 보더라도 마산에서 가장 비싼 창동 133-1이 1년새 ㎡당 840만 원에서 790만 원으로 50만 원이나 하락했다”고 전제, “유독 옛 한은 터만 6년 새 60억여 원의 시세차익을 보장해 140억 원대에 매입하려는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마산시측은 140억 원 대에 매입추진은 다만 추정가격일 뿐이라고 말한다. 한 관계자는 다만 “시의회가 부지 취득동의안을 승인해 줄 경우, 감정절차에 따라 매입가를 재산정하며 140억 원은 어디까지난 추산액은 어디까지나 참고 액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과연 마산시가 이 땅을 얼마에 매입할 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한(恨)많고 탈도 많았던 이 땅이 과연 마산시민에 돌아올 지, 돌아온다면 그 댓가로 얼마를 치러야 하는지가 관심을 돋우고 있다.

김동출 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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