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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세대 중 4세대 반대 28세대 찬성
32세대 중 4세대 반대 28세대 찬성
  • 승인 2009.07.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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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출
제2사회부장
 한 마을이 있다. 전체 가구수는 32세대. 이 중 28세대가 동의를 했고 나머지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32세대 중의 28세대 주민들이 보다 못해 나서서 당국에다 ‘수용령을 발동해 줄 것’을 건의했다.

 통상 ‘수용령’은 관에서 하는 것이 관례다. 대개 도로개설 등에서 편입토지에 대한 보상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마지막으로 내보이는 카드가 바로 수용령이다.

 수용령이 내려지면 당국은 법원에다 감정가에 나온 금액만큼을 공탁하고 공사를 강제로 진행한다. 그러나 말이 쉽지 당사자가 이에 불복이라도 하면 수용령은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는 효력을 발생하지 못한다.

 이번 경우는 더 안좋은 쪽이다. 아직 사업 확정도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정은 이렇다. 도립 마산의료원 시설이 노후화돼 신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데다 협소하기까지 해서 옮겨서 새로 짓나, 아니면 현 위치에서 리모델링해서 다시 짓나를 놓고 많은 논란들이 오갔다.

 그 과정에서 마산의료원이 이전하게 될 경우, 현재 지역의 공동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 같은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우여곡절 끝에 현 위치 재건축 쪽으로 가닥을 잡게된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도 문제는 있었다. 현 위치에서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한다고 해도 부지가 턱없이 비좁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안이 현 의료원 바로 뒤쪽 구 롯데크리스탈 건물과 부지를 사들이고 그 인근의 단독주택 32세대를 수용하면 될 것도 같다는 식으로 정리됐다.

 결국 마산의료원측은 주민이 전부 매입에 동의를 해준다면 이 같은 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했고 내심 현 위치에 남기를 바랬던 마산시측도 이를 반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크리스탈 건물의 문제는 이의로 쉽게 풀렸다. 호텔 측으로 봐서는 뜯을래야 뜯을 수도 없고 마냥 골치덩어리였던 건물과 부지를 감정가에라도 사겠다는 데 굳이 반대를 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문제가 다 풀린 것은 아니었다. 단독주택 32세대 중 4세대가 반대 입장에 섰기 때문이다. 일이 이렇게 되자 보상에 응하겠다는 단독주택 28세대 세이번에는 대주들이 나섰다.

 이들은 지난 주말 경남도와 도립마산의료원을 상대로 토지수용령 발동을 위한 행정절차 착수를 촉구해달라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도립마산의료원 신축 공사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토지수용령 행정절차 진행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이런 일들에조차 의견이 모아지지 않는 마산이 딱하다는 것이다. 이 지역 주민들 중에는 사정도 따로 있을 것이다.

 보상을 받기만 하면 다른 곳에서 그만한 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도 이 지역주민들의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지역은 오래된 단독주택들이 밀집돼 당장 재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토지수용령은 사업이 확정되고 이가 도시계획 변경에 반영돼야만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수용령 발동이 어렵다고 보여지는 대목이다.

 그 보다는 마산시가 이번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물론 소관이야 보건복지가족부 일이라, 시로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올해 중 사업이 확정되지 못하면 당장 이미 확보한 자금마저 반환해야 할 처지라는 것이다.

 더 이상의 시간은 남아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마산시가 적극적으로 보상 중재에 나설 때라는 지적은 이 같은 시점에서는 지극히 타당하다.

 도립 마산의료원 현대화사업은 지난 2007년 말 보건복지부의 지방의료원 시설현대화 사업 대상에 선정돼 국비 225억, 도비 225억 원을 확보, 400병상 규모로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김동출 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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