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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이 받는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이 받는다?
  • 승인 2009.06.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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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렬
제2사회부 부국장(남해주재)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이 받는다’

 이 속담은 최근 남해군에서 유행처럼 떠돌고 있는데, 이는 직장이나 생활권은 남해에 두고 있으면서 주소지를 인근 도시에 두는 사람들을 빗댄 표현이다.

 누구를 지칭하기 전에 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소위 ‘엘리트’ 집단으로 낮에는 지역의 토호 세력(?)으로 활동하다 밤에는 살짝 사라지는 이들의 이중적인(?) 행동을 보는 군민들의 시각은 곱지 않다.

 거주 이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라고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주 얌체스럽고 이기적이다.

 남해군은 최근 인구 마지노선이라는 5만 명 시대가 무너질 문턱에 와 있다. 5월 말 인구가 5만 87명으로 그동안 감소 추이를 볼 때 이제 남해군의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했던 인구 5만 시대는 역사의 뒤안길이 될 듯하다.

 한 때 인구 15만이 살던 남해군이 이제 인구 5만을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해군 뿐 만 아니라 대부분의 농어촌 지역이 심각한 인구 감소와 인구 고령화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인구가 급감하는 이유는 한마디로 ‘돈벌이’가 없다는 것이다.

 남해군민들이 그토록 조선 산업단지 조성에 목을 매고 있는 것도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인구 증대에 그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경제 불황으로 인해 조선 산업단지 조성에 투자할 대기업에서 주춤하고 있기는 하지만 남해군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하니 정말 다행스럽다.

 근본적인 인구 증대를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있어야 한다.

 남해군은 그동안 출산지원 확대와 보육환경 개선 등 각종 인구증대시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농어업 위주의 산업구조에 따른 일자리 부족과 교육문제 등으로 전출하는 인구로 인해 인구 5만을 지키기가 어려울 것 같다.

 남해군이 인구 5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로부터 받는 교부세와 행정 조직의 근간이 되는 것이 인구 5만 선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지자체 공무원들을 동원한 주소지 전입 독려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책을 내놓을 당시만 소폭 늘어나는‘반짝 증가’에 그쳐 그야말로 임시방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눈앞에 다가선 인구 5만 붕괴 를 막기 위해서는 남해군의 단발성 인구증대 정책이긴 하지만 ‘내 고향 주소 갖기’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시점이다.

 인위적인 인구증대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인구 5만 붕괴가 가져오는 어려움을 감안한다면 각 기관에서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때이다.

 공장과 기업체가 별로 없는 남해지역은 군청, 공공기관 및 단체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등에 종사하는 임직원이 우리 지역 내의 소득을 창출하고 이들의 소비로 지역경제가 움직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 군내 각 기관단체, 영업체 등에 근무하는 임직원의 일부는 자녀교육문제 등을 들어 인근 시ㆍ군에서 출퇴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아실현과 생계수단인 직장과 업체를 남해군내에 두고 있고 주소지를 외지에 두어야 할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군에서 수익을 얻는 사람들의 최소한의 예의로서 지금이라도 주소를 옮길 생각은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박성렬 기자>

박성렬 제2사회부 부국장(남해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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