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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통합호에 나란히 탄 황철곤ㆍ박완수시장
마창통합호에 나란히 탄 황철곤ㆍ박완수시장
  • 김동출 기자
  • 승인 2009.05.21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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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출
제2사회부장
 박완수 창원시장이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창원ㆍ마산ㆍ진해의 통합을 정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대체로 유보’의 입장을 보여왔던 박 시장의 이 같은 발언으로 창원ㆍ마산ㆍ진해를 둘러싼 통합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으나 통합이 내년 6월 지방선거 전에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정작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물리적으로 남은 1년여 기간 동안 통합작업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것. 실제로 통합을 위해서는 해당 지자체별로 수 차례에 걸친 주민 설명회, 해당 지자체 의회 설명 및 동의, 주민투표 등 거쳐야 할 절차들이 산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시장의 통합 찬성 및 대정부 적극 건의 발언은 바로 이 같은 점을 충분히 파악한 뒤 나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1년여 기간 동안 통합추진을 하다가 안돼도 그만이고, 성사될 경우 통합시의 첫 시장으로 출마할 수도 있다는 복안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박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창원이 주도적으로 통합을 건의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것은 이같은 점을 잘 시사하고 있다. 말 그대로 ‘창원이 주도적으로’ 통합을 이끌어냄으로써 향후 정부시책에 적극 응대, 공천과정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등 차기 통합 시 시장 선거에서의 유리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간 박 시장은 마산시의 끊임없는 (통합) 제안에 대해 미온적이었다. 게다가 박 시장은 “통합 얘기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얘기다. 해야 하겠지만 사전에 아무런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마산시가) 제안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마산시측에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었다.

 한편으로 박 시장이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결과를 들면서까지 적극적으로 (마창진의) 통합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나선 것은 정부의 통합추진 의지가 그만큼 강력하다는 점을 확인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황 시장은 기자회견 때 이달곤 행안부 장관과 전화통화를 나누었다고 밝혀 행안부측의 강력한 시그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 처럼 박시장이 통합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나서자 마산시는 다소 당황한 분위기다.

 황철곤 마산시장이 지난 해 7월 ‘마창진함 통합 추진’ 포문을 연 이후 민간 차원의 통합추진위를 구성하는 등 실무적인 작업을 추진 중인 마산시는 “그간 뒤로 물러서 있던 박 시장이 왜 태도를 갑작스럽게 바꾸게 됐는지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창원시가 따로 추진할 게 아니라 마산시와 공동으로 추진위를 구성하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 내다보기도 했다.

 결국 양 시가 통합을 둘러싸고 주도권 다툼에 들어간 양상이다.

 양 시의 시장 경력도 세인들의 관심거리다.

 박 창원시장은 1955년 통영 출신이고 황 마산시장은 1954년 창원 출신이다. 박 시장은 행시 23회, 황 시장은 행시 18회다.

 황 시장은 1992년 함안군수에 이어 1994년 창원군 군수를 지냈다. 박 시장은 1994년 합천군수, 2000년 김해시 부시장을 지냈다. 물론 관선 시절 때다.

 황 시장은 2001년 4월 마산시장 선거에서 당선, 현재 3선 째다. 박 시장은 2004년 창원시장에 당선, 현재 2선 째 재임 중이다.

 황시장이 전임 김인규 시장의 형 확정 판결로, 박 시장 역시 전임 배한성 시장의 대법원 형 확정으로 치러진 재선거에서 시장직에 입성한 이채로운 이력이 있다.

 한편 황 시장은 이번 마산시 시장임기가 끝나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할 처지다. 자치단체장 3선 연임제한 규정에 따른 것이다.

 반면 박 시장은 한번 더 창원시장을 노릴 기회도 있다.
 또 두 사람 모두 자치단체장 보다 더 큰 것(도지사)을 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치권의 반응을 보면 차기 경남도지사 공천은 특정인에게 기운 것처럼 비쳐지는 분위기가 팽배해 그 쪽으로 선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때 통합시장 자리는 두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따라서 이 들 두 시장의 공통 목표는 통합시의 시장일 가능성이 높다. 경남지역 중심 마산 창원이라는 양 도시의 수장으로서, 두 사람은 ‘마창통합호’에 이미 함께 승선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배의 선장이 누가 될 지는 향후 뜨거운 관심거리다.<김동출 기자>

김동출 제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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