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6:56 (수)
우포늪 따오기2세 탄생, 이제부터다
우포늪 따오기2세 탄생, 이제부터다
  • 박재근 기자
  • 승인 2009.05.10 2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숨죽여 기다린 결실
우포늪 보전과 함께
생태계 복원 힘써야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으로 시작되는 따오기, 그 따오기가 창녕의 우포늪에 안겨 새 생명의 둥지를 틀었다.

 물론 중국으로부터 기증 받은 따오기의 산란과 부화과정을 거쳐 2세가 탄생한 것이나 이는 경남도와 창녕군이 발 벗고 나선 후 숨죽여가며 기다린 보람의 결실이다. 1979년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에서 사라진 후 따오기 2세의 탄생이다.

 그러나 따오기가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것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 가능성과 서식환경의 훼손을 의미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3일 창원에서 열린 자전거 축제에 참석, 따오기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따오기는 국민 정서 속에 스며들어 있는 친환경의 상징이며 전 국민과 기쁨을 나누고 공유하다보면 정서도 좋아질 것’이라했다. 세계적 희귀종인 따오기는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부화에 성공했다.

 따라서 철새의 텃새 화를 우려하는 것도 창녕의 보물, 경남의 보물, 한국의 보물 늪인 자연생태계의 보고(寶庫) 우포늪과 함께 한다면 그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할 수 있다.

 또 갓 태어난 따오기에 이어 많은 개체수를 확보할 경우 우포늪과 어우러져 세계적 주목을 받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지난해 5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열매를 맺어 들여온 후 귀하디귀한 2세 따오기의 탄생은 우포늪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할 것이다. 또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통한 생태계보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우포늪은 어떤가. 지난해 10월 경남에서 열린 환경올림픽 람사르총회를 통해 세계인들은 우포늪을 보고 탄성을 자아내며 깜짝 놀라지 않았는가.

 우포늪은 동식물의 천국이자 자연생태계의 보고다. 1억 4000만 년의 역사와 태고의 신비를 자랑하는 우포늪은 이미 세계적인 습지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우포늪은 담수 면적만 231ha에 달할 정도다. 또 자연 생태경관 보전지역은 854ha로 국내에서 큰 자연 내륙습지다. 가시연과 자운영, 물닭과 고방오리, 쇠살모사는 물론 날아다니는 것보다는 뛰어다니기를 좋아한다는 뜸부기 등 350여 종의 희귀한 동식물들이 우포늪에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 하늘의 팬텀기로 불리는 쇠 제비가 있고 밤의 황제로 불리는 수리부엉이, 겨울 진객 고니도 활개 친다. 여름밤이면 수많은 반딧불이가 우포늪을 환하게 밝히며 날아다녀 장관 그 자체다. 큰 기러기와 수천, 수만의 가창오리 군무(群舞) 또한 마찬가지다.

 한마디로 우포늪은 철새는 물론이고 온갖 희귀동식물의 생명한계선이자 먹이사슬의 마지막 보루며 또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

 이런 우포늪에서 따오기가 처음으로 탄생했고 계속 이어져 그 개체수가 늘어날 경우 이 보다 더없이 좋은 명소는 찾기 힘들 것이다. 지난해 9월 준공된 따오기 복원센터에서 부화한 따오기는 우포늪에서 힘차게 자라게 될 것이다.

 해돋이와 해넘이도 절경인 우포늪, 계절마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감동을 안겨주는 우포늪에서 날갯짓 할 따오기, 그 우포늪은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아기따오기의 탄생을 계기로 브랜드화의 주문과 함께 도조(道鳥)를 백로에서 따오기로 변경하는 문제를 검토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성급함을 지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따오기를 성공적으로 번식, 복원하도록 해 저탄소 녹색성장과 경남의 대표 브랜드로 활용, 세계가 주목하도록 해야 한다는 특별한 주문으로 이해될 수 있다.

 경남도와 창녕군은 따오기가, 우포늪이 사라지는 날 우리의 생명도 사라지게 될 것이란 인식에서 이제부터란 각오로 출발, 따오기 복원과 우포늪 보존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