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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칭찬과 피그말리온 효과
[기고] 칭찬과 피그말리온 효과
  • 승인 2009.02.03 1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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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갑
경상남도의회 의원
 어떤 선생님께서 초등학생들에게 지능검사를 실시하면서 “이 검사는 여러분들 중에서 나중에 누가 뛰어난 사람이 될 것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검사가 끝난 후에 그 선생님은 각 학급에서 20% 정도의 학생들을 무작위로 선발하여, “얘들이 미래에 아주 우수한 인물이 될 것으로 나타났구나. 아마도 다음 해에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 것이야”라고 학생들에게 알려주셨다.

 실제로 선생님께서 지목하셨던 그 20%의 학생들과 나머지 학생들 간에는 지능의 차이가 없었으며, 유일한 차이는 선생님께서 20%에 속한 학생들을 우수한 인재라고 생각하느냐의 여부였다.

 과연 이 학생들의 나중의 결과는 어떠했을까? 8개월 후에 다시 그 지능검사를 실시하였을 때, 놀랍게도 선생님께서 우수할 것이라고 지목하셨던 그 학생들의 지능지수가 평균 4점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예는 자기가 사실이라고 믿는 대로 실현되어 나타나는 자기충족적 예언의 한 특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부모나 선생님들께서 자녀나 학생들을 믿어주고 끊임없이 격려하고 칭찬해 주면 그 만큼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교육적인 가르침인데, 흔히 ‘피그말리온 효과(pigmalion effect)’로 알려져 있다.

 또 하나의 실제 사례를 들 수 있다. 동일한 사람을 한 집단의 사람들에게는 “이 사람은 무척 냉정하고 이기적이다”라고 알려주었고, 다른 집단의 사람들에게는 “이 사람은 마음이 따뜻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베푸는 편이다”라고 하였다.

 이 사람이 두 집단의 사람들 앞에서 똑같은 행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다르게 나왔다.

 그 이유는, 처음에 좋게 소개된 사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대체로 좋은 방향으로 보게 마련이고, 나쁘게 소개된 사람은 무슨 말과 행동을 하든 부정적으로 보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세상살이가 너무나 팍팍하고 고단하다. 이 어려움의 근원이 우리와 상관없이 닥쳐온 외부적인 것이든, 우리의 잘못이 어느 정도 작용한 내부적인 것이든 대부분의 국민들은 견뎌내기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다.

 여러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주된 원인이겠지만, 우리들은 또 다른 내부의 적들에 휘둘리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같이 배가 고픈 것은 웬만큼 견뎌내지만, 다른 사람이 나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먹는 상황은 유난히도 못 견뎌하는 한국인들의 심리적인 특성이 주된 이유라고 생각된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있어 왔던 실생활의 속담이지만, 우리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한 것이 사실이다.

 지금처럼 시절이 어려울수록 서로가 서로를 믿어주고 격려해주고, 또 우리들의 가슴 밑바닥 어딘가에 잠재되어 있는 내면의 용기를 불러일으켜 주면서 함께 이겨가려는 태도가 오히려 더 현명하다고 믿는다.
 에머슨이라는 시인은 ‘성공이란’이라는 자신의 시에서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가는 것, 내가 이곳에 살다간 덕분에 단 한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라고 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이 경제 공황의 시기에 공직을 맡은 모든 이들이 이 시 구절들을 기억한다면, 한국의 경제위기는 그 어느 나라보다 빨리 사라지고 더 나은 밝은 미래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은 이 나라의 모든 공직자들이 국민들에게 얼음장 밑에서도 물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의 꽃망울은 피어난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어려운 이들에게 자신의 뜨거운 심장을 남에게 주듯이 마음의 뿌리를 덥혀주는 격려의 말을, 또한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아무리 어려워도 미래를 향해 도전하고자 하는 용기를 주면서, 마지막으로 내가 스스로 미치지 않으면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不狂不及)는 실천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해본다.'

이유갑 경상남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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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2009-02-05 15:44:01
<가슴뛰는 삶> 책을 읽으며 읽는 내내 기회를 통한 비전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 속에 피그말리온효과를 다시 한번더 되짚어보는 기회가 되어서 기회가 된다면 사실적 예를 들어서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곳에서 상통하는 글을 잘 읽고 갑니다. 반갑습니다. 이유갑의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