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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잡아먹는 하마’ 마창대교
‘세금 잡아먹는 하마’ 마창대교
  • 승인 2009.01.1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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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출
제 2사회부장
 ‘꿈과 희망의 가교(佳橋)’라 불렸던 마창대교가 결국 ‘세금 잡아먹는 하마’가 돼버렸다. 지난해 6월 24일 국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개통된 지 6개월 여 만이다.

 당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마창대교를 이용하면 진주, 통영, 고성에서 창원, 진해, 부산을 오가는 차량들이 마산시가지를 통과하지 않고 마산만을 직접 횡단하므로 운행거리가 16.2㎞에서 9.2㎞로 7㎞나 단축된다고 했다.

 이로 인해 주행시간도 35분에서 7분으로 28분 단축돼 마산 시가지의 만성적인 교통체증 해소와 산업물동량 수송에 크게 기여하고, 이로 인해 연간 400억 원 이상의 물류비 절감과 관광효과가 발생,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장밋빛 전망은 그야말로 전망에 그치고 말았다. 경남도와 운영회사인 (주)마창대교측이 단축거리를 부풀려 발표했고, 언론은 이를 토대로 7㎞ 정도의 단축 효과가 있다고 대서특필해 결과적으로 독자와 국민에게 거짓보도를 한 셈이 됐다.

 실제로 기자는 개통 직후 자동차로 거리를 재 보았다. 그 결과 발표된 마창대교의 거리 단축효과가 엉터리로 산정된 것으로 확인, ‘마창대교 거리단축 자료 엉터리’(2008년 7월 14일자) 란 제목으로 기사를 보도했다.

 이후 본지는 ‘마창대교, 혈세먹는 하마 되나’(2008년 7월 17일자) 제하의 기사를 다시 보도했다. 본지의 기사를 다시 보면 첫 리드는 다음과 같았다. ‘경남도가 민간자본을 유치해 개설한 마창대교에 유료화가 적용된 첫날 차량 통행량이 협약통행량의 30%에도 못미쳐 비상이 걸렸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당시 도 관계자는 “유료 도로는 어느 곳을 막론하고 초반에는 교통량이 떨어지기 마련”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 이후 다시 6개월이 지난 지금, 마창대교는 과연 어떠한가?

 지난해 말 기준 마창대교의 하루 평균 통행량은 1만 127대로, 예측통행량(2만 8806대)의 35.2%에 머물렀다. 이는 보전기준(통행수익의 80%)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경남도와 (주)마창대교가 2003년 체결한 실시협약에 따르면 마창대교의 실제통행료 수입이 협약 통행료 수입의 80%보다 적으면 경남도는 그 부족분을 수입보전금 형태로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본지가 마창대교를 ‘세금 작아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 보도한 것과 딱 맞아떨어지는 부문이다.

 도는 아직도 “(마창대교가) 점점 나아지고 있는 과정”이라거나 “연결도로 공사가 마무리되는 2011년쯤 예측통행량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마산 시가지에서 직접 진입할 수 있는 가포나들목이 연결되고 진동 우회도로가 개설되면 지금보다 접근성이 훨씬 개선돼 진주 통영 쪽에서 마창대교를 이용하는 차량들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시기는 짧아도 2011년 쯤에야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 전에 경남도가 매년 수십 억원의 막대한 보전금을 지급해야 하는 것은 문제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경남도의 인식은 너무 안일하다. 세월이 지나면 해결된다는 식인데, 이래서는 마창대교가 ‘세금 잡아먹는 애물단지’를 벗어나기 어렵다. 그보다 경남도는 현재의 상황만 놓고볼 때 교통량이 늘어나지 않는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

 당장 소형차 기준 요금부터 조정해야 한다. 자료에 따르면 소형차의 이용률은 협약 통행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승용차 기준 2400원의 통행료를 조정할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마산시가 도에 건의했던 ‘출퇴근 시간 대 할인’도 적극 검토해 볼 만하다. 통행료가 인하되면 그만큼 이용 차량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앞서 경남도가 할 일은 예측통행량 조사가 엉터리였음을 스스로 인정한 만큼 엉터리 작업을 한 담당자를 찾아내 문책해야 한다.

 계약조건에 따른다면 앞으로 30년간 1조 4000억 원을 쏟아 부어야 할 판이다. 이는 민자사업자가 투자한 금액 1894억 원의 7배 이상이다. 이러니 마창대교를 ‘세금 잡아먹는 하마’라 부른들 무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동출 제 2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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