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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로봇랜드 차분하게 준비해야
마산 로봇랜드 차분하게 준비해야
  • 승인 2009.01.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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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마산 시가지에는 로봇랜드 유치를 축하하는 현수막들로 넘쳐난다.

 시 탄생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이 확정된 만큼, 마산으로서는 축하무드에 접어든 것이 무리는 아닐 성 싶다. 로봇랜드는 특히 세계 최초로 들어서는 것이어서 마산시민이 느끼는 자존심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로봇랜드는 로봇 연구시설과 기술개발, 제품 등을 한 곳에서 보고 체험하는 로봇테마파크다. 로봇랜드 사업지로 공동 선정된 인천은 서비스 로봇에, 마산은 산업용 로봇에 테마를 두고 향후 추진에 나선다.

 마산시청은 새해 시무식에 안내 로봇들을 총 출동시켜 로봇랜드 유치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차질없는 추진을 다짐했다. 또 지난 5일에는 새해 들어 첫 간부회의를 로봇랜드 현장인 구복리 쇠섬 앞 선상에서 가져 로봇랜드 추진 의지를 다짐하기도 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기자는 이제 마산이 더이상 쇠락의 길을 걷는다고 말하지 않아도 될 성 싶었다.

 사실 지난해 마산시는 STX 유치, 자유무역지역 고도화사업 확정, 우산동 홈 지능산업단지 착공 등과 같은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따냈거나 착공에 들어가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안홍준 의원실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마산시와 관련된 국책사업의 규모는 무려 9000억 원이 넘는다. 이만 하면 마산시는 지난해 어려운 경제 속에서도 살림을 잘 살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쯤에서 마산시는 한번 짚어봐야 할 것이 있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이제는 흥분을 가라 앉히고 로봇랜드가 성공리에 운영되도록 깊은 고민에 빠져야 할 때라는 것이다. 테마파크에는 어떤 콘텐츠를 담을지, 이를 어떻게 전달할지 차분히 연구해 봐야 한다.

 로봇랜드는 세계 최초의 테마파크인 만큼 아무 것도 준비돼 있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하얀 백지 위에 어떤 그림을 그릴 지는 아직 미확정상태다.
 그러므로 현재의 계획이 실행에 이르기까지에는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실제로 로봇랜드 사업을 추진한 과정을 보면 이같은 우려가 다만 기우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선상회의에서 황 시장도 좋은 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라고 당부했을 정도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동안 지자체들이 앞다퉈 추진해온 테마파크나 각종 전시관 중에는 소리는 요란했으면서도 적자만 내는 애물단지로 변한 사례가 적지 않다. 이는 의욕은 앞세우면서도 치밀한 준비가 부족했던 탓이다.

 마산 로봇랜드의 접근성 문제도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할 과제다. 로봇랜드 예정지인 마산시 구복리로 가는 길은 도로의 선형이 굽어 운전자들의 불편이 따르고 있다. 시는 이같은 점을 의식, 도로 선형을 개선하는 작업을 펼쳐오고 있으나 아직은 접근성에서 뒤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황철곤 시장도 로봇랜드 방문에 따른 불편 해소를 위해 총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황 시장의 이같은 언급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마산 로봇랜드의 접근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를 해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황 시장은 이를 위해 덕동~수정간 길이 3.92km, 폭 35m 도로 확포장 공사는 이미 실시설계 용역 중에 있어 용역이 끝나는 대로 착공에 들어가고, 국도 5호선~로봇랜드까지의 진입구간인 반동~로봇랜드간 길이 1.7km, 폭 25m 도로는 2012년 5월 여수엑스포 기간에 맞춰 우선 개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때 마산은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없는’이라는 오명을 썼다. 그것은 마산만이 갖고있는 특성 때문인데, 다르게 보면 도시 전체가 그 만큼 노후했다는 방증도 된다. 그런데 지난 해 마산이 일궈낸 몇 가지 성과는 오늘 2009년의 마산을 변모시킬 가능성을 충분히 내포한다.

 마산시가 이제는 차분하게, 2012년의 마산 로봇랜드와 그에 따른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라는 지적은 같은 이유로 얼마든지 강조돼도 지나침이 없을 터이다.

김동출 사회2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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