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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기축년을 맞으며
[열린마당] 기축년을 맞으며
  • 승인 2008.12.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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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근면과 성실의 상징 소의 해(己丑年)가 밝았다.

 우리 조상들은 ‘소는 말이 없어도 열두가지 덕이 있다’고 여겼다. 소는 무엇보다 근면과 성실의 상징이므로 자연히 부와 재산을 가져다 준다고 믿었다. ‘천천히 걸어도 황소걸음’이라는 속담처럼 소띠 해에 태어난 사람들은 끈기있고 꾸준히 노력해 성공을 쟁취하는 사람이 많다. ‘꿈에 황소가 자기 집으로 들어오면 부자가 된다’거나 ‘소의 형국에 묏자리를 쓰면 자손이 부자가 된다’는 풍수지리의 일단은 소가 풍요를 가져다주는 부의 상징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방향으로는 동북, 시간상으로는 새벽 1시부터 3시까지, 달로는 음력 12월을 의미하는 12지의 두 번째 동물 소는 유교, 불교, 도교 등 우리 전통 사상에서도 소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유교에서 소는 의를 상징했으며, 불교에서는 사람의 진면목을 소에 비유했다. 특히 불교의 선종에서는 마음을 수련하는 순서를 ‘심우도(尋牛圖)’로 표현했다. 동자가 본성인 소를 찾아 길들이는 과정을 10단계로 나타내 ‘십우도’라고도 한다.

 고려시대의 보조국사 지눌은 호가 참다운 마음을 기르는 사람이라는 뜻의 목우자였으며, 만해 한용운도 만년에 그의 자택을 심우장이라고 하여 스스로의 진면목을 찾는데 전념했다.
 농경의 보급과 함께 소만큼 우리 인간과 친숙한 동물도 없다. 근대 이전의 시대에 농사와 운송 등 여러 분야에서 노동력의 절대량을 담당했던 소는 단순한 가축의 의미를 뛰어넘는 한 식구였다.

 지난 2008년을 유난히 힘겹게 보낸 이들은 2009년 올해 좋은 일이 많이 생겼으면 하고 바랄 것이고 또 이제까지 잘 지내온 사람들도 올해 평탄한 한 해가 되길 원할 것이다.
 박목월 시인은 ‘황소예찬’에서 소가 지니고 있는 어진 눈, 엄숙한 뿔, 슬기롭고 부지런한 힘, 유순, 성실, 근면, 인내 등의 덕성을 예찬했다.

 기축년 새해를 맞아 소의 예찬에서 끝내지 말고 성실하고 근면한 소의 미덕을 본받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전진하자.

김상돈 경남애니메이션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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